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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허허, 그건 아직…"
지난주 통영에서 열린 WKBL 박신자컵 서머리그. 프로 팀들과 별개로 8월 헝가리에서 열릴 2021 FIBA 19세 이하 여자농구월드컵을 준비 중인 19세 이하 여자대표팀의 경기력이 화제였다. 현장관계자들과 지도자들의 평가를 종합하면 최근 3년 안팎의 U19 대표팀 중 가장 잠재력이 풍부하다.
특히 빅맨 이해란(181cm, 수피아여고 3학년)은 2022 WKBL 신인드래프트 빅3(이해란, 가드 박소희, 포워드 변소정) 중에서도 눈길을 끌었다. 이미 1순위를 예약했다는 말이 있다. 다가올 신인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은 삼성생명(BNK, 하나원큐와의 삼각트레이드)이 갖고 있다.
박신자컵을 지휘한 삼성생명 김도완 코치는 1순위 지명과 관련, 말을 아꼈다. "허허, 그건 아직. 정말 감독님과 얘기해본 적이 없다. 소정이나 소희도 1학년 때 진행한 캠프 때 보고 1년 이상 보지 못하다 이번에 처음으로 봤다"라고 했다.
하지만, 삼성생명 프런트와 임근배 감독이 이해란을 지나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매력적이다. 단순히 즉시전력감을 넘어 현재 WKBL에서 찾기 힘든 스타일이다. 빅맨이지만, 내, 외곽을 오가는 4번에 가깝다.
김도완 코치는 "순간적인 파워와 점프력이 굉장히 좋다. 웨이트트레이닝만 더 하면 공 운반도 할 수 있는 선수"라고 했다. 박신자컵서 이해란과 매치업한 한 선수는 "키가 큰데 기동력이 좋다. 3점슛도 던질 줄 알고 드라이브 인도 시원시원하더라. 프로에 오면 힘은 키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 막을 수 있을 것 같긴 해도 신장이 있고 타점이 높아서 위협적"이라고 했다.
종합하면 파워를 제외한 운동능력이 좋은 포워드다. 신장 대비 기동력이 좋아 속공 마무리가 돋보였다. 돌파력도 탁월했다. 스텝을 밟고 올라가는 과정에서 흔들림이 없었다. 리바운드 가담도 좋았다. 프로에선 힘에서 밀릴 수 있지만, 박신자컵 레벨의 선수들을 상대로 몸싸움을 피하는 모습은 없었다.
1대1 수비력도 나쁘지 않다. 자세가 낮고 의지가 좋았다. 물론 프로에 와서 파워 보강과 함께 팀 오펜스&디펜스 이해능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슈팅능력도 완전하지 않다. 타 구단 한 지도자는 "이해란은 좋은 선수다. 다만, U19대표팀이 지역방어를 많이 해서 (이해란의) 수비력을 평가하긴 어렵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수비(팀 디펜스 포함)는 완전히 다르다. 슛도 던질 줄 아는데 좋은 편은 아니다"라고 했다.
다듬을 시간은 분명히 필요하다. 그러나 2018년 박지현(우리은행) 이후 이 정도의 잠재력을 갖춘 1순위 후보는 없었다. 그런 이해란의 탁월한 운동능력을 증명하는 커리어가 있다. 초등학교 시절 잠깐 육상선수를 했다.
이해란은 "단거리도 했고, 높이뛰기와 멀리뛰기를 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육상을 했고 6학년 때 스카웃을 받아 농구를 시작했다. 달리기를 많이 해서 그런지 속공 할 때 더 빠르게 나갈 수 있고, 높이 뛰기를 해서 리바운드에서 밀리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래도 박신자컵을 통해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를 확실히 느꼈다. 이해란은 "확실히 힘이 달린다. 살이 안 찌더라도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근육을 만들어야 한다. 슈팅 위주의 개인연습을 하면서 내가 잘하는 농구를 하고 싶다"라고 했다.
1순위로 거론되는 분위기를 알고 있다. 이해란은 "삼성생명에 갈 수 있다는 소리가 나오니까 부담스럽긴 했다. 그런 상황서 못하면 나에 대한 믿음이 떨어지지 않을까 싶어서 더 열심히 했다. 부족하더라도 한 단계 올라서겠다는 마인드로 했다"라고 했다.
이해란은 또 한 번의 의미 있는 도전에 나선다. 4위를 차지한 박신자컵은 다음달 헝가리 FIBA 19세 이하 여자농구월드컵을 위한 준비과정이었다. 이제 더 큰 벽에 부딪히러 간다. 시간은 이해란의 편이다. "세계대회서는 키부터 차이 나니까 외곽에서 더 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해란.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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