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극한의 이기주의다.
KBO는 지난해부터 1군 엔트리를 28명으로 늘리고 26명이 출장할 수 있도록 변화를 가져갔다. 교체에 제한도 없다. 매 경기 26명이 경기에 나설 수 있는 '단체 스포츠'라고 할 수 있다. 수훈 선수 인터뷰를 할 때면 선수들은 '개인의 성적보다는 팀이 이겨서 좋다'는 말을 자주 한다. 하지만 최근 몇몇 선수들의 행동을 보면 정말 단체 스포츠가 맞는지 의문이 든다.
KBO는 11~12일 긴급 실행위원회와 이사회를 개최하고 리그 중단 여부에 대해 논의했다. 이유는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고, 팀 내 64% 이상의 인원이 자가격리에 들어가면서 리그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시 올림픽 브레이크를 며칠 남겨두지 않은 상황이었고, 몇몇 구단은 리그 중단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KBO 이사회는 올 시즌이 개막하기 전에 만든 매뉴얼을 뜯어고치면서 리그 중단을 결정했다. 프로야구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리그 중단의 가장 큰 원인은 선수 개개인의 일탈 때문이었다. 화근은 NC부터 시작됐다. NC 박석민과 이명기, 권희동, 박민우가 지난 5일 지인 2명과 사적 모임을 가지면서 방역수칙을 위반했다. 이후 지인 2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고, 백신 접종자 박민우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도 차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NC와 경기를 펼쳤던 두산 선수 2명도 양성 반응을 보였다.
더 이상의 추가 확진자는 발생되지 않았지만, 선수들의 몰지각한 행동은 더 있었다.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에서 각각 2명의 선수도 NC 선수단이 접촉했던 일반인 2명, 전직 프로야구선수 A씨와 만남을 가졌던 것.
최초의 구단 발표에 따르면 각 팀의 선수들은 각기 다른 시간에 A씨와 일반인 2명을 만났고, 이들 중에는 백신 접종자가 있었기 때문에 방역수칙을 위반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역학조사 과정에서 '거짓 진술'을 한 것이 드러났다.
일반인 2명과 A씨, 한화와 키움 선수단이 '6분간' 한자리에 있었던 사실이 밝혀졌다. 7명의 인원 중 2명이 백신 접종을 마쳤지만, 5명 이상이 모였기 때문에 방역법 위반이었다. 특히 키움 선수 2명은 수원 원정 중에 서울 강남까지 이동해 이들과 모임을 가졌다. 다행히 한화와 키움 선수들은 모두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더 많은 확진자가 발생할 뻔했다.
그리고 지난 18일에는 KBO가 강화된 방역 수칙을 발표한 가운데 김재호의 자녀와 워커 로켓의 친동생이 잠실구장의 그라운드에 출입했다. 김재호의 자녀와 두산 선수들은 마스크도 쓰지 않고 접촉했다. 리그 중단에 적잖은 영향을 끼친 구단에서 또 한 번의 논란이 발생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최전선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과 리그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들은 안중에도 없는 행동이다. 최근 반복되는 비상식적인 행동은 악조건에서도 야구장을 찾아 응원하던 팬들 마저 등을 돌리게 만들고 있다.
매일 확진자가 1000명 이상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자기 자신들만 생각한 이기주의가 분명하다. 입에 '팀'을 달고 다니는 선수들이 보여주는 이중성이다. 이쯤 되면 '죄송하다'는 말도 진심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몇몇 선수들 때문에 KBO리그 전체의 신뢰도가 바닥을 치고 있다.
[잠실야구장.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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