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올스타전을 불과 나흘 앞둔 시점서 ‘별들의 축제’가 취소됐다. 여러모로 살펴봐도 KBO가 택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였다.
KBO는 20일 실행위원회를 개최, 오는 24일 서울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1 신한은행 SOL KBO 올스타전 취소를 결정했다. 더불어 도쿄올림픽 국가대표팀과 라이징스타가 23일에 치르는 친선전도 취소했다. KBO는 대표팀의 경기력 유지를 위해 추후 수도권 팀과의 친선전을 추진할 예정이다.
KBO 측은 “올스타 팬 투표가 이미 완료됐지만,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리그에서 확진자가 추가 발생하고 있으며, 그동안 관계기관과 협의한 결과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에서는 행사 개최가 어렵다고 판단돼 최종 취소를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최근 며칠 사이, KBO는 그야말로 쑥대밭이 됐다. 시작은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었다. KBO는 지난달 28일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에 따라 7월부터 보다 많은 관중들이 입장한 가운데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인 지역은 최대 70%의 관중 입장이 가능했다. 하지만 발표 직후 거짓말처럼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했고, 이로 인해 KBO는 “올스타전을 무관중 개최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KBO나 팬들이나 허탈하긴 마찬가지였다. 올스타전은 10개팀 선수들이 총출동, 프로야구 팬들이 승부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고 마음껏 즐기는 종합선물세트다. 지난해에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열리지 않아 올스타전에 대한 팬들의 갈증도 어느 때보다 컸다. KBO 역시 안전에 유의하며 분주히 올스타전을 준비해왔지만, 악재로 인해 2년 연속 올스타전이 취소됐다.
사실 확진자 폭증보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었다. 박석민, 이명기, 권희동 등 NC 다이노스 소속 선수들이 방역수칙을 준수하지 않은 가운데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져 도마 위에 오른 것. 백신을 맞은 박민우는 코로나19 음성 판정이 나왔지만, 스스로 대표팀에서 하차했다. NC 소속 선수 4명은 KBO로부터 72경기 출전정지, 제재금 1,000만원 징계를 받았다.
코로나19 이슈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키움 히어로즈, 한화 이글스 일부 선수들 역시 방역수칙을 어기며 술자리를 가진 것이 밝혀져 비난의 중심에 섰다. 이들 역시 NC 선수들과 동일한 인물들과 자리를 함께 했고, 한현희도 대표팀에서 자진 하차했다. 이어 KT 위즈는 이틀 사이 코치 2명, 1군 선수 1명, 2군 선수 2명 등 총 5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비상사태를 맞았다.
아무리 살펴봐도 올스타전을 개최하는 것은 무리가 따랐다. 중계권, 협찬 등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해도 “팬들과의 약속”은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였다. 결국 KBO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올스타전을 취소했다. “발표가 다소 늦긴 했지만, KBO 역시 4차 대유행으로 사태가 심각해질 때부터 올스타전 취소에 대해 고민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는 게 관계자의 말이다.
일찌감치 취소를 결정한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올스타전을 불과 나흘 앞둔 시점에 취소됐다. 앞서 언급했듯, 야구계에 종사하는 관계자뿐만 아니라 팬들 역시 아쉽긴 마찬가지다. 하지만 금전적인 이해관계만으로 올스타전을 강행하는 것은 자충수가 될 수 있었다. 발표가 다소 늦긴 했지만, KBO의 2021 올스타전 취소 결정은 훗날 현명한 선택으로 회자될 것이다.
올스타전은 종합선물세트이자 축제의 장이다. 상대팀 선수여서 승부의 세계에서는 사심(?)을 드러낼 수 없었다 해도 올스타전에서는 마음껏 응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LG 트윈스 팬들도 이정후(키움), 양의지(NC)의 응원가를 함께 부르며 올스타전의 묘미를 만끽하는 게 가능하다.
코로나19 여파로 ‘별들의 축제’는 2년 연속 무산됐지만, KBO가 택할 수 있는 최선책이었다. 다가올 2022년에는 코로나19 종식 가능성이 크게 높아져 매진사례를 이룬 올스타전이 정상 개최되길 간절히 기원한다.
[KBO 올스타전.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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