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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부산행', '반도', '서울역'으로 K-좀비 신드롬을 일으킨 연상호 감독이 드라마 '방법'에 이어 영화 '방법: 재차의'를 위해 다시 펜을 잡았다. 기존 세계관에 인도네시아 무속 신앙을 곁들이고 영화적 리듬을 살려 웰메이드 오락물을 탄생시켰다.
연 작가는 21일 오후 진행된 온라인 화상 인터뷰에서 '방법' 극본을 쓰며 '방법: 재차의'를 구상했다며 "드라마 대본을 쓰고 촬영에 들어가기까지 시간이 꽤 있었다. '방법'의 세계관을 계속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시리즈의 후속 영화 제작을 제안했다. 모험을 가속화하고 세계관을 풍성하게 만들기 위해 매체를 넘나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대본만 쓰진 않았다. 중간 편집본도 보고 감독과 상의도 하고 모니터 시사도 함께했다. 편집본의 재차의 습격 장면에서는 공포심을 못 느꼈는데 완성본에서 군무와 사운드 디자인이 들어가니 엄청난 효과를 발휘하더라. 감독에게 고생했다고 이야기했다"라며 "'방법' 세계관과 임진희, 백소진 캐릭터와 더 사랑에 빠졌다. 세계관이 계속 지속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지난해 3월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방법'의 세계관을 스크린으로 확장한 '방법: 재차의'는 되살아난 시체 재차의에 의한 연쇄살인사건을 막기 위해 미스터리의 실체를 파헤치는 이야기로, '방법'의 3년 후를 그린다. 방법은 한자 이름과 사진, 소지품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저주의 능력, 재차의는 한국 전통 설화 속 요괴의 일종으로 되살아난 시체를 뜻한다.
'돼지의 왕'을 통해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 최초로 칸 국제 영화제에 초청되며 국내외의 주목을 받은 연 작가는 '부산행'으로 1156만 관객을 동원하고 그 이후의 이야기를 그린 '반도'로 일명 '연니버스'를 구축했다. 애니메이션, 영화, 드라마, 웹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플랫폼에서 크리에이터로 맹활약하는 그가 '방법'에 이어 '방법: 재차의'의 각본을 맡았다. 연 작가는 '방법: 재차의'에서 한국형 좀비 재차의와 인도네시아 주술이 더해진 독특하고도 색다른 이야기를 펼쳐내며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영화 속 재차의 군단을 실감하게 구현하기 위해 '악인전', '강철비', '검은 사제들'의 최봉록 무술 감독과 '부산행', '반도', '킹덤'에서 좀비의 움직임을 디자인한 전영 안무가 등 내로라하는 미스터리 콘텐츠 제작진이 총출동했다. 연 작가는 "김용완 감독에게 재차의의 움직임이 기존의 좀비 영화와 달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과감하게 해보자고 이야기했다. 김용완 감독과 전영 안무가가 고심해서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돌이켰다.
지난해 '반도'부터 '방법: 재차의'까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힘든 시기에 연달아 두 편의 작품을 내놓은 연 작가는 "작년 초 '방법' 방영을 앞두고 제작발표회가 예정돼 있었다. 그런데 코로나19 때문에 제작발표회가 온라인으로 변경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텅 빈 호텔에 얼음 조각이 슬프게 녹아내리고 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하고 "당시만 해도 올해까지 코로나19로 영화 개봉에 대해 고민하게 될 줄 상상 못 했다. 2년 연속 여름에 영화를 내보이게 됐는데 힘든 상황이라 감회가 새롭다. 완성된 채 개봉을 못 하는 영화가 많은 상황에서 작품을 내놓을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어려운 상황이지만 극장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가족과 친구끼리 재미난 나들이를 생각한다면 '방법: 재차의'를 보러 가시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거로 생각한다. 관심 많이 가져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흥행 부담감은 없냐고 묻자 연 작가는 "지금 같은 상황에선 이 작품이 관객과 만나 즐겁게 놀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라며 "'방법' 세계관을 처음 접하는 관객도 있을 거고 과거 '방법'을 즐긴 시청자가 '방법: 재차의'로 더 큰 재미를 느끼길 바란다. 이후 나올 '방법'의 세계관이 더욱 활발해졌으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일찌감치 전직 사회부 기자 임진희 역으로 배우 엄지원을 염두에 뒀다는 연 작가는 "엄지원 배우는 연기력이 출중하기도 하지만 지금껏 해온 필모그래피를 보면 모험심이 강하다고 생각했다. '페스티발'이나 '경성학교'의 악역, '기묘한 가족', '스카우트'에서 보여준 이미지도 임진희와 잘 맞는다고 느꼈다. 모험심이 많은 배우와 새롭게 도전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예전부터 같이 작업해보고 싶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방법' 시즌 2는 '방법'에서 임진희, 백소진의 업보가 다시 둘을 괴롭히는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두 사람이 그 일을 어떻게 극복해나가는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거다"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임진희 캐릭터에 변화를 줄 생각도 있다. 필살기 정도는 가질 수 있을 거다"라고도 했다.
'방법: 재차의'는 오는 28일 개봉한다.
[사진 = CJ ENM 제공]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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