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윤욱재 기자] 아마 LG 타자들은 8회초 공격을 마치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을지도 모른다. "참 다행이다"라고.
LG 트윈스와 야구 대표팀이 맞붙은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좀처럼 보기 힘든 이색적인 만남이 이뤄졌다. 대표팀은 8회초 고우석을 마운드에 올렸다. 고우석은 올해 전반기에 1승 3패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55를 남긴 LG의 특급 마무리투수. LG 타자들이 고우석을 상대하는 진풍경이 펼쳐진 것이다.
선두타자는 홍창기였다. 고우석은 홍창기에게 150km 직구를 던졌고 3루 땅볼을 유도하는데 성공했다. 이어 문보경에게는 153km 직구를 구사, 유격수 땅볼 아웃이라는 결과물을 얻었다. 이어 이형종에게는 볼 2개를 던지며 볼카운트가 불리해지자 3구째 154km 직구를 꽂으며 헛스윙을 유도했고 이날 유일하게 던진 135km 슬라이더로 중견수 플라이 아웃을 잡으면서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쳤다. 이형종은 방망이를 완전히 돌리지도 못하고 범타로 아웃되는 장면을 지켜만 봐야 했다.
이날 고우석을 상대한 LG 타자들은 분명 느꼈을 것이다. 고우석이 LG 소속이어서 다행이라고. 고우석은 같은 팀 타자들에게도 자비를 베풀지 않을 정도로 야구 인생에서 꿈꿨던 대회를 위해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데 매진하고 있다. 특히 LG는 리그 중단에 앞서 일주일 동안 '강제 휴식'을 취하면서 실전 감각이 떨어진 상태였는데 고우석에게 그런 걱정은 사치였다.
대표팀은 8회 고우석에 이어 9회초 조상우를 내보내 LG의 추가 득점을 봉쇄했고 9회말 김혜성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2-2 동점을 이루며 무승부로 체면치레를 했다.
LG와의 평가전에서 최고 구속 154km를 찍으며 대회 준비에 여념이 없는 고우석. 이젠 LG에서만 마지막 이닝을 책임지는 것이 아닌 대표팀에서도 스스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는 역할을 할 가능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고우석이 24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되는 LG-올림픽 야구대표팀의 평가전 8회초 구원 등판해 역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 = 고척돔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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