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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MBC가 사면초가에 처했다. 전 세계 주요 외신이 비판에 나섰다. 개막식에서 해당 국가에 대한 부적절한 설명으로 혼쭐이 난 뒤에도 자살골을 넣은 상대팀 선수에게 고맙다고 조롱하는 등 언론의 정도를 망각한 방송으로 연일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CNN은 26일 인터넷판에서 ‘이탈리아엔 피자, 루마니아엔 드라큘라…한국 방송사 '용납할 수 없는 실수’에 사과'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MBC가)공격적인 고정 관념을 바탕으로 여러 국가를 묘사하는 데 눈부시게 실패했다”고 꼬집었다.
CNN은 구체적 사례를 열거했다. MBC는 아이티 선수들이 입장할 땐 "대통령 암살로 정국이 뿌옇게 흐려졌다"는 자막을 내보냈다. 시리아 선수들이 입장하자 “지하 자원이 풍부하다, 10년째 계속되고 있는 내전”이라고 했다.
마셜제도는 “한때 미국의 핵실험장이었다"고 표현했고, 우크라이나 선수들이 퍼레이드에 입장했을 때 세계 최악의 원전사고인 체르노빌 참사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탈리아는 피자, 노르웨이는 연어, 루마니아는 드라큘라 이미지를 사용했다. 엘살발도르를 소개할 땐 비트코인 이미지를 넣었다.
CNN은 "MBC 우와, 대한민국이 세월호 참사의 나라로 소개되면 어떨까?"라는 트위터 이용자의 글을 소개했다.
MBC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중계에서도 ‘부정적 편견’을 드러냈다. 케이멘 제도에 대해 '역외 펀드를 설립하는 조세회피지로 유명', 차드 '아프리카의 죽은 심장', 수단 '오랜 내전 등으로 불안정', 짐바브웨 '살인적 인플레이션', 미얀마 ‘아웅산 사건의 버마’ 등으로 소개했다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재 대상에 올랐다
뉴욕타임스는 이같은 사실을 거론하며 “MBC는 공격적이거나, 부정적 편견을 강화하는 내용의 이미지를 사용해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개막식 중계로 온갖 비난을 받고서도 변한건 없었다. MBC는 지난 25일 오후 일본 이바라키현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축구 B조 예선 대한민국 대 루마니아 경기를 생중계했다. 한국은 전반 27분 상대 자책골로 전반전을 앞서 나갔다. MBC는 전반전이 끝난 뒤 중간 광고를 내보내면서 화면 오른쪽 상단에 '고마워요 마린'이라는 자막을 버젓이 내걸었다.
급기야 사장이 나서 머리를 숙였다. 박성제 사장은 26일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저희 MBC는 전 세계적인 코로나 재난 상황에서 지구인의 우정과 연대,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훼손하는 방송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음의 상처를 입은 해당 국가 국민들과 실망하신 시청자 여러분들께 최고 책임자로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MBC의 반성이 TV 중계에 얼마나 반영될지 국민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사진 = MBC, CNN]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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