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프로는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거죠."
LG는 반드시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내겠다는 각오로 올 시즌을 치르고 있다. 서건창과 정찬헌의 1대1 트레이드는 LG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차명석 단장이 27일 오전 고형욱 단장에게 전화를 걸어 서건창 영입을 문의하면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주전 2루수와 로테이션을 정상적으로 소화하는 선발투수의 거래는 절대 쉽지 않다. 예전보다 트레이드 시장이 많이 유연해졌다고 해도 선발투수를 쉽게 내주는 팀은 없다. 그만큼 LG의 대권의지는 강력하다. 취약 지점인 2루를 보강하기 위해 정찬헌을 키움에 넘겼다.
고형욱 단장은 전화통화서 "안 할 이유가 없었다"라고 했다. 키움은 선발투수가 필요했다. 안우진과 한현희가 '술자리 스캔들'로 후반기 행보가 불투명하다. 에이스 제이크 브리검은 아내의 건강 문제로 미국에 갔다. 역시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
키움은 전반기를 6위로 마쳤다. 선발투수 세 명의 이탈은 큰 위기다. 그러나 순위다툼을 포기할 생각은 당연히 없다. 고 단장은 "프로는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따지고 보면, 키움의 정찬헌 영입은 현재와 미래를 모두 잡을 수 있는 트레이드다.
일단 정찬헌을 주목했다. 일찌감치 몸 상태를 체크해왔다. 선발과 불펜 모두 활용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고 단장은 "정찬헌이 2년 전에 허리 수술을 받았다. 이후 관리를 받으면서 선발로 로테이션을 돌았다. 확인해보니 앞으로 선발투수로 활약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는 몸 상태"라고 했다.
정찬헌은 지난해와 올해 어느 정도 관리를 받으면서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했다. 내달 10일 후반기 시작과 함께 키움 선발진에 합류할 게 확실하다. 단, 내년에 안우진이 정상적으로 돌아오고 예비 FA 한현희(물론 자격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를 붙잡으면 다시 선발진이 채워진다. 최원태도 있고 지금은 불펜으로 뛰는 이승호도 선발 자원이다.
즉, 선발진이 다시 정비되면 내년에는 정찬헌을 불펜으로 쓸 가능성이 있다. 정찬헌은 불펜 경험이 풍부하다. 2018시즌 27세이브를 따냈다. 고 단장은 "감독님이 결정할 부분인데, 우리가 올 시즌 불펜진이 헐거워졌다. 내년에 선발투수들이 돌아오면 찬헌이를 불펜으로 쓸 수도 있다"라고 했다. 실제 키움 불펜은 이영준(토미 존 수술)의 시즌 아웃, 안우진의 선발진 이동으로 작년보다 다소 약화됐다. 내년에 이영준이 돌아오고 정찬헌이 합류하면 기존 김성민, 김태훈, 양현과 함께 강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사실 서건창의 공백도 큰 문제는 없다. 어차피 시즌 후 FA 자격을 얻으면 A등급이든 B등급이든 붙잡는다는 보장이 없다. 보상선수로 정찬헌 정도의 선발투수를 데려오는 건 더더욱 힘들다. 또한, 키움은 전통적으로 내야수 육성을 잘 했다.
고 단장은 "(송)성문이가 상무에서 2루수로 뛰면서 잘 했다. 김휘집, 신준우, 김병휘 등 어린 선수들을 키울 수도 있다"라고 했다. 당장 송성문을 주전 2루수로 쓸 수도 있고, 전병우도 내야 전 포지션이 가능하다. 서건창을 정리하면서 장기적으로 자연스럽게 김휘집과 신준우 등의 활용가치를 높일 수 있다.
서건창을 데리고 있다면, 그리고 FA 시장에서 붙잡으면 내년, 후년에도 2루는 서건창 중심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러면 젊은 선수들에게 1군에서 기회를 주는 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서건창을 보내면서 오히려 팀 내야진이 정비되는 측면도 있다. 결과적으로 이 트레이드는 두 팀 모두 윈-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정찬헌.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