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 김은희 작가 "전지현, 바짓가랑이 붙잡고 매달려서라도 섭외해야 했다" [MD인터뷰](종합)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김은희 작가가 신작 '킹덤: 아신전'으로 함께한 배우 전지현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은희 작가는 29일 오후 화상 온라인 인터뷰를 진행했다. 앞서 23일 넷플릭스 '킹덤: 아신전'을 전 세계 190개국에 공개하며 작품과 관련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킹덤: 아신전'은 조선을 뒤덮은 거대한 비극의 시작인 생사초와 아신(전지현)의 스토리를 담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 시리즈의 스페셜 에피소드다. '킹덤' 시즌1, 2가 죽은 자를 되살리는 생사초로 조선과 좀비의 만남을 폭발력 있게 그렸다면 '킹덤: 아신전'은 상상조차 할 수 없던 비극을 불러온 생사초와 역병의 기원을 쫓아간다. '배고픔'과 '피'를 말한 데 이어 이번엔 '한(恨)'을 풀어놓은 것.

스페셜 에피소드는 김은희 작가가 시즌1과 2를 집필하며 생사초에 대해 연구하고 고민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작됐다. 김은희 작가는 자료조사를 하던 중 조선 세종 때 군사적인 목적을 위해 설치되었던 압록강과 두만강 지역의 행정 구역인 4군 6진 중 출입이 금지되어 폐사군으로 불린 곳에 대한 기록을 보고, 폐쇄되어 인적이 닿지 않았던 그곳에서 생사초가 자랐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로 상상력을 확대했다.

압록강 국경 일대에서 변방인이자 성저야인(함경도 변방의 성(城) 밑 주변에 거주하던 야인(野人))으로 살아가는 인물을 구체화해 아신이라는 캐릭터가 만들어졌다. 그 결과 그 누구도 발 디딜 수 없던 적막한 북방의 땅에서 생겨난 생사초와 이를 발견한 아신이 겪게 될 거대한 운명의 소용돌이가 92분의 스페셜 에피소드로 나온 것이다.

특히 '킹덤: 아신전'은 지난해 '킹덤' 시즌2 엔딩에 예고 없이 짧게 등장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전지현의 출연으로 뜨거운 화제를 모았던 바. 김은희 작가는 아신 역할에 일찌감치 전지현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집필했다.

이에 대해 그는 "'배우 전지현' 하면 너무 멋지고 되게 화려한 이미지가 많긴 한데, 저는 영화 '암살'이나 '베를린'에서 보여준 전지현의 눈빛이 좋았다. 굉장히 슬픈 느낌을 받았다. 그런 배우가 아신 역할을 해준다면 더 깊은 슬픔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또 아신이 그저 슬픔만 간직한 역할이 아닌 강인하고 위험해 보이는 무사 이미지도 있어서 액션을 잘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하길 바랐다. 그래서 전지현을 염두에 두고 대본을 쓴 거다"라고 깊은 신뢰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김은희 작가는 "캐스팅할 때는 언제나 90%가 걱정이고 안 해주실 수도 있다는 전제를 갖고 시작하긴 한다. 하지만 '킹덤: 아신전'은 어떻게든 바짓가랑이라도 붙잡고 매달려서 전지현을 섭외해야 한다는 그런 간절한 심정이었다. 왜냐하면 아신 캐릭터에 전지현이 아니면 다른 배우가 누가 있을까 생각해 봤을 때 그 어떤 배우도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거의 무릎 꿇고 부탁했는데, 너무 다행히도 허락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김은희 작가는 전지현의 열연에 대해 "대사 없이 캐릭터를 표현한다는 게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전지현은 활 쏘고, 달리고, 지붕 위에 올라가고 액션 연기도 너무 멋있게 소화해냈다. 벌판을 달리는 장면을 보고 진짜 깜짝 놀랐다. '어떻게 저렇게 달리지?' 달리는 거 자체도 하나의 칼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는 "역시나 제가 생각한 그대로 아신 역할에 어울리는 배우라서 너무 감사했다"라고 덧붙였다.

전지현과는 '킹덤: 아신전'에 이어 차기작인 케이블채널 tvN 새 드라마 '지리산'까지 의기투합한다. 이에 대해 김은희 작가는 "시기가 비슷하긴 한데, '지리산' 캐스팅이 '킹덤: 아신전' 전일 거다"라면서 "'지리산' 속 전지현은 반짝반짝 빛나는 캐릭터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전지현이 자라면 '지리산' 속 레인저(특수부대원)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서 출연을 제안드렸다"라고 밝혔다.

'킹덩' 두 시즌을 거쳐 스페셜 에피소드까지 내놓으며 감격스러운 마음을 전하기도. 김은희 작가는 "'킹덤' 시리즈를 처음 내놓을 때부터 '진짜 이게 가능하다고?' 믿겨지지 않았고 감사한 기분이 많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런데 어느덧 '킹덤: 아신전'까지 오지 않았나. 조선 얘기라도 끝낼 수 있을까 싶었는데 북방까지 가고, 더 큰 이야기로 가는 중간 단계에 있어서 설레고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시즌3 계획을 묻는 말엔 "아직 시즌3에 대해 확정된 게 없어서 말씀드리기 힘들지만, 러프한 흐름과 결말은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까지는 나와있는 상태다"라고 답했다.

전 세계를 사로잡은 '천재 스토리텔러'로서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소감은 어떨까. 김은희 작가는 "제가 그렇게까지 유명하진 않은 거 같다. 남편(장항준 감독) 하고 같이 안 다니면 많이들 못 알아보신다. 일상에서의 부담감은 없는데, 다만 저희 남편 입을 막아버리고 싶다. '한국의 아가사 크리스티' 이런 얘기 좀 안 했으면 좋겠다"라고 얘기해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 = 넷플릭스, 마이데일리 DB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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