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두산 강석천코치가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향해 소리 친 ‘베네수엘라 가서 야구 하라고 해라’ 가 인종 차별인지 국적 차별인지, 아니면 야구 국가 차별인지 확실치는 않다. 사실 차별 발언이라고 하기에도 무리가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 정지택)는 어쨌든 ‘주의’ 조치로 신속하게 마무리했다.
그런데 중남미 국가 야구계에서는 단순하게 KBO리그에서 코치가 화가나 벌어진 해프닝 정도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도미니카 공화국 등에서 스카우트 및 선수 발굴 육성 등에 관여하고 있는 모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는 “한국프로야구 KBO리그에 대해서는 특히 중남미 선수들의 관심이 높다. 메이저리그로 갈 수 있는 과정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좋은 대우를 해주고 인종 차별도 없는 곳이 KBO리그다. 일본프로야구보다 더 편하게 적응할 수 있는 리그로 평가 받고 있다”며 “그런데 의도와 상관없이 이번 베네수엘라 발언은 부적절했다. KBO리그에 대한 이미지가 입에서 입으로 현지에 전해져 나빠질 것 같아 걱정이다”고 밝혔다.
KBO리그는 지난 2014년 롯데 투수 쉐인 유먼(당시 35세)의 인종 차별 문제 제기로 국제적인 홍역을 치렀다.
쉐인 유먼이 8월 갑자기 ‘말조심, 누군가 듣고 있다’는 글이 인쇄된 흰색 라운드 셔츠를 제작해 다른 팀의 용병 선수들에게 나눠줬다.
문제는 그 전 해에 발생했다. 2013년 6월 모 구단의 스타 선수가 인터넷 방송에서 ‘쉐인 유먼의 얼굴이 너무 까매서 마운드에서 웃을 때 하얀 이와 (야구) 공이 겹쳐 보인다’는 발언을 했는데 그 것이 계기가 됐는지 뒤늦게 터졌다.
당시 구단과 선수 본인이 즉시 진심 어린 사과를 해서 잠잠해졌으나. 쉐인 유먼은 지속적으로 보이지 않는 차별을 계속 당한 듯 1년 뒤 ‘한국야구계에 인종 차별주의자(racist)가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쉐인 유먼이 자비를 들여 제작한 인종 차별 반대 라운드 셔츠는 화제가 됐다. 일본을 거쳐 메이저리그, 도미니카 공화국 중남미 국가 야구계에도 알려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프로구단, 야구계가 즉시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교육과 캠페인, 그리고 대책을 마련했어야 하는데 당시에 그러지 않았다. 이번에도 해당 코치에게 주의를 주는 것에 그쳤다.
그런데 예를 들면 롯데 유격수 딕슨 마차도(29) 역시 베네수엘라 산 크리스토발 출신이다. 단순히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과 한화 소속의 베네수엘라 출신 코치 선수들에게만 해당 되는 문제가 아니다.
오래 전 누군가 야구계에서 도미니카 공화국에 가면 조명이 부족해 길이 어둡고 그러다 보면 검은 사람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없다는 얘기를 한 것도 알려졌다.
지난 9월25일 SSG를 상대로 가진 KBO리그 데뷔전에서 선발 4이닝 무실점으로 치른 KIA 투수 보 다카하시(24)는 남미 브라질 출신이다. KBO리그의 용병들도 다양한 국가 출신으로 확대되고 있다.
멕시코에서 진행되고 있는 제3회 U-23 야구월드컵 B조 예선에서 박태호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베네수엘라에 0-3으로 완패했다. B조 6팀중 베네수엘라는 1위를 차지하고 슈퍼라운드에 진출했고 한국은 하위리그로 떨어졌다.
국제 무대에서 KBO리그의 가치는 ‘존중’과 ‘배려’에 있다. 한국야구는 도쿄올림픽에서 수모를 당하지 않았는가.
[사진=마이데일리 DB]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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