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그런 이미지가 싫었다."
박정권 SSG 2군 타격코치가 2일 인천 KT전서 은퇴식을 갖는다. 경기 전에는 드라이브 스루(50팀)를 통한 팬 사인회를 했고, 경기 후에는 은퇴식을 갖는다. 코로나19에 의한 사회적거리두기 4단계로 관중과 함께 하지 못하지만, 랜선으로 호흡한다.
박정권 코치는 전주고, 동국대를 거쳐 2004년 입단, 2019년까지 SK 와이번스에서만 뛴 프랜차이즈스타다. 통산 1308경기서 타율 0.273 178홈런 679타점 611득점을 기록했다. 현역 말년이던 2018~2019년에는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SK 왕조의 핵심 멤버였다.
박 코치의 별명은 '미스터 옥토버'다. 포스트시즌에 유달리 강했다. 정작 본인은 그 별명을 좋아하지 않았다. 선수 시절에는. 박 코치는 2일 인천 KT전을 앞두고 "선수 때는 그런 이미지가 싫었다. 야구가 4계절 동안 하는 스포츠인데, 가을에 잘하는 이미지만 굳어진 것 같아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라고 했다.
그러나 은퇴 후 2년간 2군 타격코치로 새 인생을 살다 보니, 그 별명에 대한 애착과 감사한 마음이 생겼다. 박 코치는 "그 정도 타이틀은 괜찮겠다 싶었다. 선수를 그만두고 조금씩 그 별명이 좋아졌다. 가을만 되면 팬들이 내 생각이 나지 않겠나"라고 했다.
2년을 기다린 은퇴식이다. 박 코치는 "무관중이라 아쉽긴 한데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고, 사실 감흥이나 이런 것도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그래도 드라이브스루 팬 사인회를 두고서는 "재미 있었다. 처음이라 색달랐다. 이렇게라도 팬들과 만남을 가져서 다행이다"라고 했다.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을까. 박 코치는 "현역 시절엔 정말 열심히 했던 것 같다. 최고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하려고 했고 팀에 보탬이 되려고 노력 많이 했던 그런 선수였다"라고 했다.
끝으로 박 코치는 팬들에게 "은퇴 2년이 지났으니 팬들도 흥분이 가라앉을 시간이다. 사인회를 하는데 은퇴식을 기다린 분도 많고, 무관중이라 아쉽다고 하는 분도 많았다. 잘할 때나 못할 때나 응원을 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했다. 행복했다. 우승도 여러 번 해봤고, MVP도 받아봤다. 생각할 수록 참 괜찮은 선수생활을 했다. 남들이 못해 본 것도 해보고 은퇴식까지 한다. 팬들에겐 감사한 마음 밖에 없다"라고 했다.
[박정권 코치(위, 아래). 박정권 코치의 드라이브 스루 사인회(가운데). 사진 = 인천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SSG 랜더스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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