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KBO역사상 감독이 '심판퇴장'초유의 일...'외국인 감독'특혜 주면 안돼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언어 폭력도 폭력이다. 감독이 심판에게 ‘퇴장 명령’을 내리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2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KIA의 시즌 11차전은 1회 난장판이 되고 말았다.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49) 감독이 KBO리그가 일관되게 추구하고 있는 ‘클린 베이스볼(Clean Baseball)’이 지켜야 할 선을 넘어 버렸다.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광주광역시 방역 3단계의 어려움 속에서 토요일 주말 오후 챔피언스필드를 찾은 야구팬들, 그리고 시청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고 말았다. 영어를 못 알아듣는 어린이 팬들은 ‘1회 초 한화 공격이 끝났는데 왜 홈팀 KIA가 공격을 안 하고 어른들이 뭐하느냐’는 분위기였다.
난장판을 만든 다음 날인 3일 수베로 감독은 챔피언스필드에서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나 자기 합리화에 급급했다. 심판 판정에 여러 번 불만을 표시한 것은 잊었는지 느닷없이 한국 심판들이 우수하다고 추켜 세워 주위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심판들에게는 안 하더라도 한국 야구팬들에게는 소란을 피운 것에 대한 사과부터 했어야 한다.
프로야구를 하면서 감독과 코칭스태프, 선수단, 그리고 심판들이 승부에 몰두하다가 판정을 놓고 다툴 수는 있다. 그래도 지켜야 할 선과 동업자 정신은 존재한다.
그런데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이날 1회 초 2사 1루서 한화 4번 타자 노시환이 풀카운트 접전 끝에 KIA 용병 투수 멩덴의 아웃코스 슬라이더에 루킹 삼진을 당하자 오심으로 판단한 모양이다. 공수 교대 도중 통역과 함께 홈플레이트 쪽에 와서 이영재구심에게 스트라이크 콜에 대해 항의를 하고 1루 덕아웃쪽으로 돌아갔다.
그 다음이 문제였다. 수베로 감독은 덕 아웃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덕아웃 옆에서 계속 큰 소리로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이영재구심이 오른 손가락으로 조용히 하라는 동작을 보이며 진정을 시키려 했으나 수베로 감독은 멈추지 않았다.
이에 이영재 구심이 1루 덕아웃 쪽으로 가 퇴장을 명령했다. 여기서 목소리가 더 커졌고 결국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내가 왜 퇴장 당해야 하느냐’고 하더니 이영재구심에게 ‘니가 여기서 나가라(You get out of here!)’를 세 차례나 소리 질렀다.
‘You get out of here! You get out of here! You get out of here!’
거기다가 자신이 무엇인가를 이영재구심에게 가르쳤는지, 설명했는지 ‘이해했냐 혹은 알아들었냐?(Understand?)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과정에서 수베로 감독은 턱스크가 됐는데도 계속 고성을 질렀고 이영재구심은 자신의 흘러내리는 마스크를 끌어 올리느라 말도 제대로 못했다.
야구 경기에서 심판이 내리는 퇴장 명령은 엄격한 규정에 의거한 것이다. 심판이 퇴장 명령을 내린 것에 대해 심판에게 ‘당신이 나가라!’고 소리 친 것은 지극히 감정적인 표현이다. 그것도 한 번에 그치지 않고 세 차례나 계속한 것은 ‘언어폭력’이 된다.
수베로 감독은 한국 심판들이 권위적이라고 지적했는데 이날 하는 행동을 보면 본인이 심판을 가르치고 퇴장 명령까지 내렸다.
KBO리그 40년 역사에 사실상 처음이라고 봐야 한다. 초창기에 감독과 심판들의 충돌이 있기는 했으나 한국프로야구가 국민 스포츠로 정착을 하면서 감독이 심판에게 나가라고 하고 이해됐느냐고 한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영재 심판도 심판을 하면서 감독으로부터 ‘퇴장 명령’은 처음 받아보았을 것이다.
이날 심판조인 문동균, 구명환, 박종철 심판들까지 모두 한화 덕아웃으로 오고 한화 코치들이 수베로 감독을 말렸으나 소란이 5분 가까이 계속 되다가 수베로 감독이 말리는 스태프들과 함께 라커룸으로 들어가면서 상황이 종료됐다.
이날 중계를 맡은 MBC 허구연 해설위원도 공수 교대 도중 갑자기 그라운드에서 소동이 벌어지자 설명을 하면서 “제가 볼 때는 마지막 공 (스트라이크 콜) 가지고 저 정도 할 정도는 아닌 거 아니냐. (스트라이크 존을 표시하는) 그래픽 안에도 들어 갔고”라고 지적했다.
베네수엘라 출신의 수베로 감독은 유난히 KIA(매트 윌리엄스감독)와 만났을 때 신경전을 펼치고 있고, 최근에는 두산과 경기를 할 때 상대 투수가 셋 포지션에 들어갔는데도 덕아웃에서 이상한 소리를 내서 언성이 오갔다.
수베로 감독은 "베네수엘라서는 그렇게 한다"고 했고 두산 강석천 코치는 이에 화가 나 "그러면 베네수엘라에 가서 야구 하라고 해라"고 말해 '인종 차별' 논란까지 나왔다.
한화는 이날 4-2로 앞선 9회말 마무리 정우람을 냈으나 KIA 김선빈에게 동점 투런 홈런을 허용해 4-4 무승부를 기록했다.
다음 날인 3일 경기도 4회까지 4-0으로 리드를 지키다가 6-9로 대역전패했다. 올시즌 KIA전서 2승7패3무로 절대 열세이다.
그러나 수베로 감독의 계속되는 스트라이크 콜 판정 불만에 구심과 다투다가 야구장의 문화를 흔들고, 심판에게 당신이 퇴장하라고 소리치는 상황까지 간 것은 한화 구단은 물론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 됐다. 한화 구단은 최하위에서 감독까지 주위와 갈등을 빚 더욱 난감한 상황이다.
KBO는 강석천코치에게 인종 차별적 발언이라고 주의를 줬다. 언어폭력에 경기 중단, 소란을 일으킨 수베로 감독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냥 넘어가면 그것은 역차별이 된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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