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때로는 찰나의 순간이 결정적인 장면으로 남기도 한다.
롯데와 두산의 경기가 102일 만에 재개됐다. 지난 6월 27일에 폭우로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된 경기가 7일 잠실구장에서 다시 열린 것이다. 경기는 롯데가 3-2로 앞선 7회초 1사 2,3루 상황부터 이어졌다.
롯데는 안치홍의 2타점 적시타로 5-2 리드를 잡았다. 7회말 구승민이 박건우에 3루타를 맞고 폭투로 실점했지만 아직 롯데에게는 2점차 리드가 있었다.
롯데는 8회말 신인왕 후보인 최준용을 마운드에 올렸다. 요즘 롯데에서 가장 믿음직한 불펜 요원인 최준용은 이날따라 고전을 면치 못했다. 박세혁이 때린 2루타는 우익수가 멀리 수비 위치를 잡고 있어 타구를 잡을 수 없었고 정수빈에게는 3연속 볼을 내주면서 어렵게 승부한 끝에 볼넷을 내줘 위기에 놓였다.
이어진 1사 2,3루 위기. 김인태가 때린 타구는 1루수 김민수의 글러브를 외면했고 그 사이 3루주자 박세혁이 득점했다. 대주자로 나간 조수행이 2루를 훔치자 롯데는 양석환에 자동 고의 4구로 비어 있는 1루를 채우는 만루 작전을 폈다.
1점차 리드에 1사 만루 위기. 투수라면 가장 마주하기 힘든 순간이라 할 수 있다. 허경민을 2루수 인필드 플라이 아웃으로 돌려세운 최준용은 호세 페르난데스에게 147km 직구로 정면 승부를 했다. 페르난데스가 밀어치는 타격으로 응수했고 타구는 좌익수 앞으로 향하는 적시타로 이어지는 것 같았다. 그만큼 잘 맞았던 것이다.
그런데 이때 구세주가 등장했다. 바로 3루수 한동희였다. 한동희는 전광석화 같은 점프로 페르난데스의 타구를 직선타로 막았다. '슈퍼캐치'였다. 페르난데스는 타구가 잡히자 방망이를 던지면서 격하게 아쉬움을 표현했다.
롯데는 1점차 리드를 지킨 동시에 29년 만에 도전하는 신인왕 배출의 꿈도 이어갔다. 롯데가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1992년에는 염종석이라는 슈퍼 루키가 있었고 염종석이 수상한 신인왕이 지금까지도 롯데의 처음이자 마지막 신인왕 수상 기록으로 남아있다.
만약 이날 최준용이 동점 혹은 역전을 허용했다면 실패의 임팩트가 컸을 터. KIA 이의리와 신인왕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는 매 경기가 '신인왕 오디션'이나 다름 없다. 그래서 동료들의 지원도 절실하다. 한동희의 슈퍼캐치로 기사회생한 최준용이 앞으로 신인왕 레이스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들어 갈까.
[한동희.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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