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마치 작두를 탄 듯했다. 기가 막힌 투수 교체 타이밍이었다.
LG는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시즌 15차전 홈 맞대결에서 6-1로 승리했다. LG는 이날 승리로 1위 KT와 간격을 2.5경기 차로 좁혔다.
정규시즌이 막바지로 치닫는 상황에서 페넌트레이스 1~2위의 시즌 마지막 2연전. 양 팀 감독은 그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류지현 LG 감독은 경기에 앞서 "오늘(9일), 내일(10일) 승·패에 따라 모든 것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주말 경기인 만큼 전력을 다할 것"이라는 각오를 다졌다.
이강철 KT 감독 또한 "모든 경기가 중요하지만, 오늘과 내일 경기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이를 잘 넘기면 다음주 두산과 3연전이 편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힘들게 가면 오는 3연전이 힘들 수도 있다"며 "9~10일 경기가 1차 관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미리 보는 포스트시즌 경기답게 양 팀은 팽팽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류지현 LG 감독의 신들린 투수 교체 타이밍이 이날 경기의 승·패를 갈라 놓았다. 적재적소에 투입된 투수들도 완벽한 투구를 선보이며 KT 타선을 봉쇄했다. LG는 김윤식(1⅔이닝)-이정용(⅔이닝)-김대유(⅓이닝)-정우영(1⅔이닝)-최성훈(1이닝)으로 이어지는 불펜이 5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LG는 1~3회 군더더기 없는 투구를 펼치던 임준형이 4회 급격하게 흔들리며 무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임준형은 1점을 내줬으나, 유한준을 병살타로 잡아냈다. 하지만 후속타자 장성우에게 볼넷을 내주며 좀처럼 이닝을 매듭짓지 못하자 한 박자 빠른 투수 교체를 가져갔다. 그리고 제대로 적중했다.
임준형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윤식은 신본기와 6구 승부 끝에 몸 쪽 깊숙한 곳을 찌르는 143km 직구를 위닝샷으로 던져 루킹 삼진을 뽑아내며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LG는 5회를 삼자범퇴로 매듭지은 김윤식이 흔들리기 시작하자 또 과감한 선택을 가져갔다.
LG는 6회 1사 1, 2루 위기에서 이정용을 투입했다. 이정용은 유한준과 장성우를 연달아 빠른볼로 삼진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류지현 감독의 투수 교체는 계속해서 적중했다.
3-1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7회초 LG는 무사 1, 2루 위기를 맞았다. 이때 류지현 감독은 김대유를 투입해 대타 김준태를 삼진 처리하며 이닝의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정우영 카드를 꺼내들었고, 박경수와 황재균을 연달아 잡아내며 리드를 사수했다.
승기를 잡은 LG는 최성훈이 9회에 등판해 김민혁-배정대-권동진으로 이어지는 하위 타선을 잡아내고 경기를 매듭지었다. 류지현 감독의 투수 교체 타이밍과 불펜 투수들의 탄탄한 투구가 그 어느 때보다도 돋보이는 경기였다.
[LG 트윈스 류지현 감독, 김윤식, 이정용, 김대유, 정우영, 고우석.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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