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야구를 하는 동안 그런 것이 반복될 것이다."
SSG는 지난주 4승2패라는 성과를 냈다. 영건들의 쾌투가 고무적이었다. 최민준이 5일 잠실 LG전서 7이닝 3피안타 2탈삼진 1사구 무실점했다. 오원석은 6일 LG와의 잠실 더블헤더 2차전서 6이닝 4피안타 8탈삼진 2실점했다. 덕분에 LG를 상대로 적지에서 2승1패, 위닝시리즈를 거뒀다.
뒤이어 조영우가 9일 인천 롯데전서 6이닝 1피안타 5탈삼진 4사사구 무실점했다. 즉, 지난주 팀의 4승 중 3승을 영건들이 합작했다. 김원형 감독도 "선발들이 계속 6이닝씩 던져줬는데, 얼마만인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SSG는 박종훈과 문승원의 토미 존 수술과 아티 르위키의 부상 이후 선발로테이션이 붕괴됐다. 전반기 막판부터 대체 선발투수들이 잇따라 투입됐다. 후반기에는 윌머 폰트~오원석~샘 가발리오~이태양~최민준으로 재정비했다.
그러나 오원석과 이태양, 최민준은 약속한 듯 8~9월에 급격히 흔들렸다. 오원석은 2군에서 재정비했다. 폰트마저 9월16일 잠실 두산전 이후 내복사근 부상으로 이탈, 개막 5선발이 완전히 사라지는 비극을 맞이했다.
결국 키움, NC와의 5위 다툼서 밀려났다. 대신 롯데에 바짝 추격을 당했다. 폰트 대신 조영우와 신예 조병현이 투입됐으나 선발진은 누더기 신세. 이런 상황서 영건 3인방이 동시에 선발승을 따내서 5위 다툼을 재점화했다. SSG로선 고무적이다.
사실 어쩔 수 없는 부작용이었다. 오원석, 최민준, 조영우는 경험이 일천하다. 선발투수로 한 시즌도 풀타임을 뛰어본 적이 없다. 최근 주로 불펜을 맡은 이태양도 마찬가지다. 등판 준비부터 컨디션 관리, 루틴 정립 등 확고한 노하우가 있을 리 없다. 당연히 좋은 투구리듬을 오랫동안 유지하기 어렵다.
결국 프로는 성적으로 말해야 한다. 어리다고, 경험이 부족하다고 상대가 봐주지 않기 때문이다. 단, 김원형 감독은 그 과정에서 영건들이 뭔가 하나라도 감을 잡고, 자신감을 잃지 않으면 그 자체가 미래의 자산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김 감독은 12일 인천 LG전을 앞두고 "젊은 투수들이 좋은 결과를 내면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잘 될 때는 나가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을 것이다. 지난주에 인생투를 한 것이었는데, 그게 자신감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다음 경기도 긍정적이다"라고 했다.
하지만, 야구는 쉽지 않다. 투수가 항상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어렵고, 좋은 컨디션에서 잘 던져도 타자들이 잘 대응하는 경우도 있다. 투구밸런스는 시즌을 치르면서 계속 미묘하게 변하고, 조정하는 과정을 거친다. 투수든 타자든 기계가 아닌 사람이다.
호투와 부진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좋은 흐름을 길게 가져가는 선수가, 그런 노하우를 충분히 갖고 있는 선수가 연봉을 많이 받는다. SSG 영건들은 앞으로 이 사이클을 무수히 타는 과정에서 결정적 성장 계기를 잡고, 실전서 보여주는 과정을 통해 애버리지 상승을 시도한다. 당장 최민준은 12일 인천 LG전서 5이닝 2피안타 5탈삼진 2사사구 2실점으로 좋았다. 그러나 구원 등판한 오원석은 1⅔이닝 3피안타 3탈삼진 2실점으로 흔들렸다.
김 감독은 "사람이 결과가 안 나오면 자신감이 떨어지고 부담이 생긴다. 야구를 하는 동안 그런 것(업&다운)이 반복될 것이다. 계속 반복해보고 경험을 하면서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라고 했다.
따지고 보면 SSG도 전반기 막판부터 이런 흐름에 익숙했다. 전력 한계는 분명하지만, 그래도 타선과 불펜의 도움으로 어렵게 버텨내며 마지막까지 5강 다툼을 할 여지를 남겨뒀다. 이런 경험이 향후 SSG 야구의 맷집을 키워줄 수도 있다. 1년차 김원형 감독의 성장도 그래서 더 기대된다.
박종훈과 문승원은 내년 전반기에도 없다. 김광현 영입은 변수가 많다. SSG 선발진은 내년 상반기까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번 5강 싸움의 성패와 그 과정의 의미는 내년 SSG 야구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위에서부터 최민준, 오원석, 조영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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