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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오윤주 기자] 케이블채널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 뮤직비디오 감독이 촬영 비하인드를 밝혔다.
13일 '스우파' 뮤비 감독을 맡은 A 씨는 개인 SNS를 통해 제시의 '콜드 블러디드(Cold Blooded)' 뮤비와 함께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지난 12일 방송된 '스우파' 7회에선 세미파이널 미션 '제시 신곡 안무 창작'이 그려졌다. 앞서 온라인상에는 해당 미션을 두고 "댄서들 싸움인데 또 가수의 뒤에 선다", "프로그램 취지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 "다양한 주제로 경연하는 것일 뿐" 등 네티즌 사이 갑론을박이 펼쳐진 바 있다.
이에 감독 A 씨는 "티저가 공개됐을 때 달린 수많은 댓글은 '결국 백업 댄서를 했네'였다"라며 "댄서라는 예술가들이 항상 가수 뒤에 가려져 있다고만 생각하는 그릇된 인식들에 낯이 뜨거워졌다"라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자신도 과거 댄스팀을 한 경험이 있다는 그는 "멋진 퍼포먼서들을 오롯이 퍼포먼서로 보지 못한 채 무지몽매한 팬심으로 점철된 어긋난 공감능력의 발휘는 오히려 아직 주목받지 못하고 묵묵히 여러 가지 시도를 하는 수많은 퍼포먼서들을 진짜 '백업'으로 격을 낮춰버린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라며 "온종일 박수와 환호성이 가득했던 그 날은 어느 누구도 누군가의 백업이 아니었으며 모두가 만족했던 보통의 멋진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이었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A 씨는 "본인의 음악, 본인의 작업물에 '내'가 주인공이 아닌 컨셉과 분량을 기꺼이 내준 제시를 리스펙하며"라고 덧붙이며 글을 마무리 지었다.
한편 '스우파'는 최초의 혼성 무대가 펼쳐질 두 번째 세미파이널 미션이 시작됐다.
▲이하 A씨 SNS글 전문.
28일에 미션의 승자가 결정되었고 2일에 뮤비 촬영이 진행되었다.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피네이션에 가서 제시를 만났고 한창 촬영중인 우리 회사의 다른 현장에서 나와 급하게 상암으로 차를 몰았었다. 급하게 리정이를 만나서 얘기를 나누고 급하게 미술감독님께 내가 생각하는 구조를 전달했으며 급하게 촬영 이틀전 답사를 떠났다.
그리고 시작된 촬영. 이 뮤직비디오의 총 퍼포먼스 디렉팅을 맡아준 리정이는 가장 먼저 왔고 모든 팀과 제시 촬영이 다 끝나고서야 돌아갔다.
다른 댄서들 어느 하나 본인 팀의 파트를 가장 멋지게 살리기 위해 노력하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일주일만에 두개의 티저를 만들었고, 하나의 비디오가 완성되었다.
첫번째, 두번째 티저가 공개되었을때 달리는 수많은 댓글들.
“결국 백업댄서를 했네.”
나는 왠지 얼굴이 뜨거워졌다. 댄서라는 예술가들이 항상 가수 뒤에 가려져 있다고만 생각하는 그릇된 인식들에 낯이 뜨거워졌다.
나도 고등학교때 댄스팀을 했다.
공연을 위래 몇일 밤을 새기도, 대회에 나가서 실패를 해보기도, 나 하나로 인해 퍼포먼스 자체의 균열이 깨져보기도 했다.
퍼포먼스, 관중들에게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관념이나 내용을 신체 그 자체를 통하여 구체적으로 보여 주는 예술 행위를 말하는것이 아닌가. 한 뮤지션의 무대를 멋지게 연출해주는것 또한 퍼포먼스중 하나가 아니였나.
친구들과 구운 CD로 돌려보던 익스프레션 크루의 마리오네트 공연은 모든 퍼포머들이 얼굴에 가면을 쓰고있었다. 개개인의 인상이 주목받으면 안되는 퍼포먼스를 하기 ??문이다. 유튜브로 보던 저스트 절크의 퍼포머들은 모두 똑같은 두꺼운 화장을 하고있었다. 그것 또한 퍼포먼스의 일부분이기 때문이다. 스우파를 출연한 댄서들이 연예인급의 인기를 누리는건 분명 멋지고 박수칠 일이며, 댄스 퍼포먼스라는 장르가 좀더 대중에게 가까워진것 또한 사실이다. 허나 그들이 보여주는 유려한 몸 동작들, 표정마저 몸 동작의 하나로 승화시키는 그 멋진 퍼포먼서들을 오롯히 퍼포먼서로 보지 못한채 무지몽매한 팬심으로 점철된 어긋난 공감능력의 발휘는 오히려 아직 주목받지 못하고 묵묵히 여러가지 시도를 하는 수많은 퍼포먼서들을 진짜 “백업”으로 격을 낮춰버린다는걸 알았으면 좋겠다.
36명의 댄서와 한명의 뮤지션을 멋지게 담기 위해 아침부터 발바닥에 불이나게 뛰어다녀준 우리 삼손감독님과 조은이, 하퀄피 식구들. 그리고 다른 모든 스탭들 또한 알 것이다. 온 종일 박수와 환호성이 가득했던 그날의 촬영 현장은 어느 누구도 누군가의 백업이 아니였으며 모두가 만족했던 보통의 멋진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이었다는것을.
본인의 음악, 본인의 작업물에 “내”가 주인공이 아닌 컨셉과 분량을 기꺼이 내준 제시를 리스펙하며.
[사진 = 제시 'Cold Blooded' MV,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
오윤주 기자 sop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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