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KBO공인구보다 더 크고 실밥이 낮고 넓어 미끄러워 제대로 잡히지 않아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한국프로야구 KBO리그에서 좌완 트로이카로 최고의 경쟁을 펼쳤고 국제 무대에서도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던 투수들이 류현진(34)과 김광현(33), 그리고 양현종(33)이다.
전 한화 이글스 류현진은 벌써 8년 전인 2013년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서 정상급 투수의 반열에 올랐다. 그 뒤를 이어 SK 와이번스 김광현이 지난 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입단해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시리즈 선발 투수가 되는 등 2년 계약 기간을 마치고 귀국했다.
양현종은 가장 늦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 행을 실천에 옮겼다. 자신의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해 연봉 23억 원이 보장 된 KIA 타이거즈를 떠나 드디어 태평양을 건넌 것이다.
그러나 양현종은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마이너리그 트리플A, 메이저리그를 오가면서 승리를 따내지 못하고 돌아왔다.
메이저리그 12경기, 선발은 4경기에 나서 35와 3분의 1이닝을 던지며 탈삼진 25개에 0승3패, 평균 자책점 5.60을 기록했다. 트리플A 라운드 락 익스프레스(Round Rock Express)에서의 성적도 비슷하다.
승리 부분을 제외하고 보면 평균 자책점 5점 대는 투수 양현종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양현종을 미국 현지에서 지켜본 손혁 전 키움감독은 이에 대해 두 가지를 설명했다. 손감독은 “가장 아쉬운 것이 도전 시기가 늦었다는 것이다. 류현진은 아니더라도 김광현처럼 2년만 빨랐어도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것이 분명하다. 나이를 먹으면 실패와 시행착오를 겪으며 새로운 무대에 적응할 정신적 시간적 여유가 없어진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 현지에서도 양현종의 포심패스트볼에 대한 트랙맨 분석에서 RPM(회전수) 등이 수준급 투수들에 손색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투 피치(포심과 슬라이더)의 단순함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어 체인지업을 그리고 더 다듬고 커브를 새 구종으로 장착했다.
그런데 양현종의 투 피치 가운데 위력적인 변화구인 슬라이더가 왜 메이저리그에서 통하지 않았을까?
손혁감독은 “양현종의 슬라이더는 한국에서 최고 수준이었다. 그게 메이저리그에서 꺾이지 않았다. 그 이유가 공(ball)의 차이였다. KBO리그 공인구보다 더 크고 실밥이 낮고 넓고, 미끄러운 메이저리그 공인구 롤링스(Rawlings)가 손에 제대로 잡히지 않으면서 슬라이더 구사가 힘들어졌다”며 “양현종 본인은 핑계 대는 것 같다고 공 차이를 얘기하지 않았다. 이제 열심히 훈련해 슬라이더까지 제대로 던지게 되는 시점에서 시즌이 끝나 더 아쉽다”고 덧붙였다.
손혁감독은 양현종에게 있어 올 시즌 메이저리그 경험은 더 완성된 투수로 가는 마지막 과정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내년 시즌 메이저리그 재도전에 나서는 것 역시 본인 결정인데 올 시즌 적응 과정을 제대로 밟은 만큼 해볼 만 하다는 믿음을 보내줬다.
[사진=AFPBBNews]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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