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타격에 물이 올랐다. 이정도면 배트를 가지고 노는 타격이다.
이정후가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3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전날에 이어 또다시 3안타 맹타를 휘둘렀다. 두 경기 연속 3안타를 몰아치며 시즌 타율을 0.361로 끌어올렸다. 타격왕 경쟁을 펼치고 있는 KT 위즈 강백호와의 격차를 더 벌리며 프로 데뷔 후 첫 타격왕 타이틀에 한발 다가갔다.
이날 3안타 중 첫 번째 타석의 안타는 상대팀 코칭스태프들의 혀를 내두르게 하는 타격 기술이었다.
1회말 1사 1루서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NC 선발투수 파슨스의 몸쪽 깊게 들어온 148km 직구를 날카롭게 당겨쳐 1루 라인선상을 살짝 빗나가는 파울타구를 만들었다. 그러자 NC 더그아웃에서 3루수 노진혁을 1.2루 사이로 보내며 극단적 수비 시프트를 가동했다. 그러자 이정후는 146km 직구에 의도적으로 배트 타이밍을 늦춰 가볍게 밀어치는 타격으로 아무도 없는 3루 선상으로 타구를 보내며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정후를 왜 '야구천재'라고 평가하는지 알 수 있는 장면이다. 어떤 구종이 어떤 코스로 오는지에 따라 상황에 맞게 타구 위치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췄다. 전날 경기에서도 3안타 모두 다른 방향으로 보내는 부챗살 타격을 선보인 이정후였다. 밀어치고 당겨치고 자유자재로 배트를 돌린다.
이정후는 2020 도쿄올림픽 이후 옆구리 부상으로 한 달가량 자리를 비웠다. 하지만 아버지 이종범 코치의 '천재 DNA'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천재성은 어디 가지 않았다. 복귀하자마자 무서운 몰아치기로 1994년 타격왕에 오른 아버지 이종범에 이어 2021년 아들 이정후가 타격왕에 도전하고 있다.
만약 이정후가 타격왕에 오른다면 100년이 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한 번도 나오지 않은 '부자 타격왕'이라는 세계 최초의 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물오른 타격감으로 데뷔 후 첫 타격왕에 도전하는 이정후.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