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세 선수가 장타를 날려주고 타점을 올리면 공격력이 극대화되는 최적의 조합이다.
키움은 윌 크레익이 데이비드 프레이타스의 대체 외국인타자로 입단한 뒤 고민이 하나 생겼다. 크레익과 박병호의 포지션이 겹쳤다. 물론 홍원기 감독은 줄곧 "외국인타자에게 포지션보다 중요한 건 타격"이라고 했다.
2019년 제리 샌즈 이후 외국인타자는 계속 실패했다. 크레익의 외야수비가 살짝 어설프고, 주 포지션이 1루라고 해도 키움으로선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대체 외국인타자 풀이 좁고, 접촉 가능한 자원들 중 크레익의 타격이 가장 낫다고 판단했다.
심지어 홍원기 감독은 박병호가 팀 사정을 생각해 때로는 희생해야 한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만큼 한 여름 박병호의 타격감은 상당히 좋지 않았다. 그러나 키움 라인업에 장타력을 갖춘 타자가 많지 않다. 때문에 박병호를 무턱대고 뺄 수 없었다. 실제 박병호가 크레익에게 밀려 선발라인업에서 빠진 경기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
단, 크레익 1루수-박병호 지명타자, 박병호 1루수-크레익 지명타자 조합으로 경기를 치른 날에 포수 박동원과 이지영의 동시 선발출전은 불가능했다. 예를 들어 안우진은 이지영과 줄곧 주로 배터리 호흡을 맞춰왔다. 그때 장타력이 좋은 박동원이 지명타자를 맡아왔다.
이후 크레익이나 박동원도 타격 사이클의 업&다운을 반복하면서 박병호까지 어떻게든 라인업에서 공존해왔다. 특히 9월 말부터 박병호가 눈에 띄게 살아나면서, 박병호가 4번 1루수로 나서는 경기가 늘어났다. 그에 맞춰 크레익과 박동원의 출전 셈법도 조금씩 바뀌었다.
중요한 건 포지션을 떠나 박병호-박동원-크레익이 동시에 투입되면 동시에 폭발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점이다. 키움 타선에 이들을 제외하고 꾸준히 장타를 터트릴 타자가 거의 없다. 이정후가 갭 히터이긴 해도 기본적으로 교타자다. 송성문도 기복이 있다. 장타력은 키움의 최대 아킬레스건. 13일까지 0.377로 8위, OPS는 0.725로 7위.
홍 감독은 13일 고척 NC전을 앞두고 "셋 다 라인업에 있으면 장타를 날려주고 타점을 올리면 된다. 그게 최상의 조합이다"라고 했다. 결국 타격 페이스가 동시에 최고조에 올라야 한다. 그러나 말처럼 쉽지 않다. 개개인의 타격 사이클은 항상 다른 곡선을 그린다.
박병호는 최근 10경기서 타율 0.378 3홈런 10타점 3득점했다. 여전히 볼넷(2개)보다 삼진(12)이 많다. 그러나 정확하게 맞으면 장타가 나올 확률은 높다. 지난 10경기 14안타 중 5방이 2루타 이상의 장타였다. 최근 하체 움직임을 최소화, 타격 타이밍을 제대로 잡으면서 잘 맞기 시작했다.
크레익과 박동원의 타격감 향상이 절실하다. 크레익은 지난 10경기서 타율 0.242 2홈런 5타점 5득점이었다. 10월 들어 0.267. 타 구단에서 크레익 봉쇄법을 알고 나오는 분위기다. 박동원도 지난 10경기서 타율 0.258 1홈런 4타점 5득점에 그쳤다.
크레익은 13일 고척 NC전서 쐐기 투런포 포함 2안타 4타점, 박동원도 2루타 포함 2안타를 생산했다. 특히 6회 박병호의 우중간 2타점 결승 2루타, 크레익의 중월 투런포, 박동원의 우중간 2루타가 잇따라 나오자 5득점을 생산했다. 확실히 장타를 쳐야 할 선수들이 동시에 쳐주니 경기가 잘 풀렸다.
이제 키움에 남은 경기는 단 14경기. NC, SSG와의 5위 다툼은 클라이막스에 진입했다. 박병호, 박동원, 크레익의 장타 동시폭발이 필요하다. 홍 감독은 "이정후가 꾸준하고 박병호도 9월부터 흐름이 괜찮다. 중심타선에서 좀 더 해주면 게임이 잘 풀릴 것이다"라고 했다.
[박병호와 크레익(위), 박동원(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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