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LG 류지현 감독, 경헌호 투수코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LG는 자력 1위가 불가능했지만 30일 롯데와의 최종전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고자 했다. 13승을 거두고 있는 ‘무조건 5이닝 이상 선발 투수’ 에이스 케이시 켈리(32)를 선발 등판시켰다. 롯데 선발도 막강했다. 롯데의 전설인 (고) 최동원과 염종석으로 이어진 ‘안경 쓴 우완 에이스’ 계보를 잇는 박세웅(26)이 마운드에 올랐다. 9승9패에서 10승 도전 경기였다.
박세웅은 경북고를 졸업하고 KT에 1차 지명으로 입단했다가 2015년 롯데로 이적해 프로 데뷔 첫 승을 따낸 후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2017년 12승 6패, 평균 자책점 3.68이 최고 기록이며 올시즌 자신의 두 번째 시즌 10승을 갈 길 바쁜 LG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노리게 됐다.
켈리와 박세웅 두 우완 정통파는 4회까지 0-0으로 숨 막히는 투수전을 펼쳤다.
먼저 흔들린 건 박세웅이었다. 5회 초 수비에서 1사 후 구본혁과 홍창기를 연속으로 출루시켰다. 계속된 2사 1, 3루에서 김현수를 볼넷, 그리고 채은성과의 6구 승부 끝에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고 말았다.
그리고 5회말 롯데 공격이다. 첫 타자인 8번 포수 안중열이 원볼에서 케이시 켈리의 2구 투심 패스트볼을 노려 쳐 비거리 115m 좌월 동점 홈런을 만들어냈다. 타격이 부진한 안중열의 느닷없는 홈런이었다.
전준우의 우전안타, 이대호의 좌전안타 등으로 계속된 2사 1,2루 추가 실점 위기에서 안치홍 타석 때 LG 경헌호 투수코치가 통역과 함께 마운드를 방문해 포수 유강남과 함께 케이시 켈리의 컨디션을 점검하고 내려갔다. 그리고 켈리는 안치홍을 1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풀리지 않는 의문은 6회말 롯데 공격에서 생겼다. 켈리는 첫 타자 한동희에게 좌중간 2루타를 허용했고 롯데는 후속 마차도에게 차분하게 보내기 번트를 시켰다. 이때 마차도의 포수 앞쪽 번트 타구 파울 여부를 놓고 비디오 판독까지 갔다. 1분 이상 지체됐다.
1사 3루에서 LG는 롯데 대타 정훈을 자동 고의사구로 진루시켜 1사 1,3루에서 병살을 노리는 수비 전략을 펼쳤다.
다음 타자는 5회 켈리에게 동점 솔로홈런을 친 안중열이었다. 경헌호 투수코치가 다시 마운드로 걸어 올라갔다.
이날 경기 해설을 한 SPOTV 김재현 해설위원은 당연히 투수 교체를 할 것으로 예상했다. 켈리의 표정에서도 그런 분위기를 느꼈다. 그런데 경헌호 코치의 얘기가 길어지자 김재현 위원은 ‘켈리에게 맡기는군요’라고 덧붙였다.
안중열은 볼카운트 원볼 투스트라이크에서 켈리의 제4구 슬라이더를 노려 쳐 좌익수 쪽 결승 2루타를 만들었다.
LG 류지현 감독은 그래도 버텼다. 그러다 켈리가 대타 추재현을 몸에 맞는 공으로 진루시키고 나서야 투수를 이정용으로 교체했다. 계속된 공격에서 전준우의 중전안타, 손아섭의 희생플라이로 경기가 1-4로 벌어졌다.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144번째 경기, LG는 반드시 이기고 KT 삼성의 결과를 지켜봐야 했는데 켈리에 대한 미련이 너무 컸다. 켈리는 5와 3분의 1이닝 7피안타 4실점 4자책점이다. LG는 전날 경기에서 유격수 오지환이 왼쪽 쇄골 부상을 당해 준플레이오프전 출장이 불가능해졌다.
이날 KT와 SSG전에서는 눈길을 끄는 투수 교체가 나왔다. KT 이강철감독은 8-2로 앞선 6회 말부터 선발 소형준을 고영표로 교체했다. 11승6패를 기록 중이던 고영표는 KT의 선발 요원이다. 고영표는 3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시즌 첫 홀드를 기록한 뒤 9회 김재윤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날 미 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에서는 휴스턴과 애틀랜타의 월드시리즈 3차전이 열렸다. 애틀랜타 선발 투수 이안 앤더슨은 5회까지 휴스턴 강타선을 무안타(볼넷 3개) 무실점으로 봉쇄하며 1-0으로 앞서고 있었다. 그런데 6회부터 민터로 교체됐다.
상대인 휴스턴도 선발 가르시아를 0-1로 뒤진 4회 2사후 마운드에서 내리고 불펜을 가동했다.
애틀랜타가 선발 이안 앤더슨을 교체한 시점은 바로 상대 휴스턴 타자들을 세 번째 만나는 것을 앞두고였다. 그게 강타선과 연결되자 지체 없이 선발 투수를 교체했다.
애틀랜타 불펜 투수들은 경기에 집중한 나머지 선발 이안 앤더슨이 노히터를 기록 중이었던 것도 몰랐다고 한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는 모든 것이 달라진다. 선수 개인의 기록보다 팀 승리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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