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내겐 다시 없을 기회다."
이의리(KIA)는 1985년 이순철 이후 36년만에 '타이거즈 신인왕'이 됐다. 1위표 61표, 2위표 37표, 3위표 1표를 획득했다. 총점 417점으로 368점의 최준용(롯데)을 제쳤다. 올 시즌 19경기서 4승5패 평균자책점 3.61.
고졸 신인이 전반기 내내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한 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국가대표로 도쿄올림픽에 출전해 호투하기도 했다. 후반기에 덕아웃 계단을 잘못 밟아 발목을 다치며 '풀타임 선발' 시즌을 보내지 못한 게 옥에 티였다.
이의리는 지난달 29일 신인왕 수상 직후 "그때 걸어서 내려갔다면"이라고 했다. 그라운드에서 뛰면서 덕아웃으로 내려가다 부상했다. 프로는 사소한 움직임 하나조차 조심해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확인했다. 기본적으로 경기에 나서야 가치가 생긴다.
그래서 이의리의 내년 목표는 "안 다치고 일년을 보내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처음에는 1군 무대만 밟아도 좋겠다 싶었는데 국가대표팀까지 뽑혀 영광이었다. 내년에는 끝까지 시즌을 보내고 싶다. 힘이 떨어질 것 같기도 한데 잘 던질 것 같다"라고 했다.
이의리의 최대장점은 140km대 후반의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의 일관성이다. 기복이 없지는 않았지만 고졸 신인 치고 일관성이 좋았다. 슬라이더와 커브도 구사할 줄 안다. 좀 더 경험을 쌓으면 선발투수로서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그런 이의리에게 2022년은 또 다른 전환점이다. '타이거즈 좌완의 역사' 양현종(FA)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현재 KIA와 FA 협상 중이다. 99.9% 복귀한다. 2022년 KIA는 이변이 없는 한 양현종과 이의리가 외국인투수들과 1~4선발을 구축한다.
이의리는 양현종의 모든 것을 흡수하고 싶다. "내겐 다시 없을 기회다. 배울 수 있을 때 배워야 한다. 부족한 부분이 더 좋아질 수 있는 기회다. 많은 부분을 다양하게 물어보겠다"라고 했다. 경기운영능력, 건강하게 한 시즌을 완주하는 노하우 등 이의리가 양현종에게 빼먹을 수 있는 부분은 많다.
이의리는 "내년에는 안 다치고 완주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정규이닝을 채운다면 탈삼진왕을 해보고 싶다. 이 상이 그동안 해온 것에 대한 보상일 수 있지만, 그렇다고 상에 연연하지 않겠다"라고 했다.
심지어 이의리는 "준용이 형도 멋있었다"라고 했다. 경쟁자를 치켜세울 줄 아는 모습 역시 프로의 미덕이다. 최준용도 20홀드로 충분히 좋은 시즌을 보냈다. 이의리가 신인왕에 만족하지 않고 발전하는 2022년을 꿈꾼다.
[양현종과 이의리(위), 이의리(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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