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1년 중 딱 하루, 이날만 볼 수 있는 진귀한 장면이 많이 나왔다.
양준혁야구재단이 주최하는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가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2012년부터 매해 연말에 개최됐다. 그러나 2020년 대회는 코로나19로 취소됐다. 2021년 대회는 우여곡절 끝에 관중까지 일부 받아 정상 개최했다.
이 대회의 묘미는 KBO리그 스타들의 숨겨진 끼를 만끽하는 것이다. 일단 타자들은 평소 자신의 포지션에서 수비하지 않는다. 그리고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다. 반대로 투수들은 타격을 한다. 평소 못 보여준 모습이기도 하고, 비 시즌에 몸 상태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서 100% 힘을 발휘하기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다.
올해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김민수와 원태인이 오징어게임 출연진들의 복장을 하고 경기에 나섰다. 원태인은 한 눈에 봐도 답답한 빨간색 털옷을 입고 첫 타석에 들었다.
그런데 투수의 공이 보이지 않았다. 얼굴과 머리까지 꽁꽁 싸맸기 때문이다. 원태인은 주위에서 들리는 소리에 의지해 타격했다. 당연히 공이 한참 지나고 스윙했고, 삼진으로 물러났다. 아예 도끼로 내리 찍는 듯한 시늉을 하기도 했다.
김민수는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성 적시타를 날렸다. 그러나 타격 후 1루로 뛰어나가지 않고 포수의 바지를 더듬거리더니 마이크를 뽑아들고 3루로 뛰며 폭소를 유발했다. 김민수는 가발과 초록색 운동복이 찰떡이었다. 다음 타석에서도 그라운드를 가로질러 가다 역주행 하는 등 좌충우돌하는 모습이었다.
박효준은 강백호와 미리 짠 듯한 모습이었다. 일부러 사구를 던졌고, 강백호는 화를 내며 마운드 쪽으로 걸어나갔다. 박효준도 지지 않고 큰 액션으로 타석 쪽으로 다가갔다. 양 팀 선수 모두 자연스럽게 벤치클리어링. 그러나 박효준과 강백호는 환하게 웃으며 포옹, 우정을 다졌다.
양준혁야구재단 양준혁 이사장의 아내 박현선 씨도 특별 출연했다. 양신 소속으로 6회말에 한유섬을 상대로 좌중간 안타를 뽑아냈다. 내야수들이 전진수비를 했는데, 그 사이를 꿰뚫는 타구를 날렸다. 득점까지 성공했다. 이밖에 종범신의 주장 이종범은 양신의 대타로 나서기도 했다.
경기 전 선수들은 홈런레이스와 랜선 사인회 등으로 팬들을 만났다. 경기장에 입장한 팬들도 모처럼 편하게 야구를 즐겼다. 입장 티켓 요금 등 수익금은 양준혁야구재단이 풀뿌리 야구 발전을 위해 사용한다.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 사진 = 고척돔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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