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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일일이 찾아뵙고 인사드려야 하는데 죄송해요. 인터넷 방송하는 것 같네요."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감독 연상호)에서 화살촉 BJ 이동욱을 연기한 배우 김도윤이 8일 화상 인터뷰에서 수줍게 건넨 첫인사다. 극 중 분홍색 가발에 '선(善)'이라고 적힌 동물 머리뼈를 뒤집어쓴 채 "화살촉! 화살촉!"이라고 울부짖는 광기의 이동욱과는 영 딴판이었다. 그는 "이동욱은 평생 삶의 의미를 찾아다니는 인물이라 생각했다. 저 역시 지금까지 어떠한 의미를 찾아오고 있다. 스스로 닮았다고 생각한다"라고 캐릭터와 닮은 점을 짚었다.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지옥'은 사람들이 지옥에서 온 사자에게 지옥행을 선고받는 혼란스러운 상황 속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과 사이비 종교단체 새진리회가 대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지난달 19일 공개 하루 만에 넷플릭스 전 세계 시리즈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꾸준히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김도윤은 새진리회를 맹렬히 추종하는 집단인 화살촉 리더 이동욱 역을 맡았다. 정진수 의장의 교리에 푹 빠져 인터넷 방송을 하며 새진리회를 따르던 이동욱은 지옥행이 결정된 자의 신상을 파헤치고 죄를 폭로하는가 하면 직접 단죄하는 지경에 이른다. 김도윤은 다년간의 연기 경험에서 얻은 노하우로 복잡하고 까다로운 이동욱을 미끈하게 표현해냈다.
그는 주변 반응을 묻자 "뜨거운 관심을 예상하지 못했는데 반응이 놀랍고 신기하고 무섭기도 하다"라며 "정말 감사하고 감개무량하다. 제가 나온다는 걸 알고 본 지인들이 제가 누군지 못 찾더라. '재밌는데 넌 도대체 언제 나오냐'더라. '고생 많이 했겠다'라는 반응도 많았다"라고 얼떨떨해했다.
또한 "첫인상이 굉장히 강렬했다. 이동욱은 미친 캐릭터라고 느꼈다"라며 "부담은 없었다. 오히려 캐릭터가 세니까 연기하기 재밌고 시도해볼 수 있는 것이 많을 거로 생각했다"라고 털어놨다. 기괴한 분장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며 "분장팀에서 고민을 많이 하셨다. 실제로 분장하는 걸 조금 힘들어하셨다"라고 돌이켰다.
이동욱을 두고 실제 BJ의 영상을 참고했다. 김도윤은 "인터넷 방송을 많이 찾아봤다. 앵커나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는 개그맨을 참고했다. 조금 더 입체적으로 보이기 위해서였다. 우리나라의 많은 방송인을 찾아봤다"라고 설명했다.
이동욱 외에 도전하고 싶은 등장인물로 새진리회 2대 의장 김정칠을 꼽았다. 김도윤은 "새진리회에 코미디 요소도 있다고 생각했다. 재밌더라. 내게 선택할 기회가 있다면 1번은 이동욱이겠지만 두 번째로 고르라면 김정칠 의장"이라고 말했다.
김도윤이 생각하는 '지옥'의 글로벌 흥행 요인은 "작품을 보고 난 다음에도 이야기할 거리가 남아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작품에 대한 감상을 공유하고 토론할 수 있는 것이 인기의 요인이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방송국 PD 배영재로 중심에 서서 극을 이끈 배우 박정민을 보고 '저 배우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도 했다. 앞서 박정민과 영화 '염력'에서 한 차례 연기 합을 맞춘 김도윤은 "같이 연기하는데 절 건드려주는 것이 있었다. 긍정적인 다른 연기를 시도하게 하는 자극을 주는 배우였다"라고 털어놨다.
배영재의 아내 송소현을 통해 실감 나는 모성애 연기를 보여준 배우 원진아에게는 "전 결혼해서 아이를 키우는데 '결혼도 안 하고 아이도 안 낳아본 배우가 어떻게 모성애를 잘 표현할 수 있지?'라는 생각에 너무 놀라고 한편으로는 질투도 났다"라고 극찬했다.
'지옥'을 "선물 같은 작품"이라 칭한 김도윤은 "특출난 재능이 없다고 생각한다. 항상 콤플렉스이기도 하지만 최선을 다해 무식하게 연기하겠다"라며 웃었다.
[사진 = 저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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