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나름대로 공부를 더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KIA 김종국 감독은 1996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뒤 올해까지 26년간 타이거즈에서만 선수와 코치로 활동해왔다. '원 클럽맨'의 표본이다. 종목을 불문하고 원클럽맨의 감독 선임에는 기대와 불안요소가 공존한다. 그 팀을 가장 잘 아는 인사이지만, 한 팀에만 오래있다 보니 자칫 판을 전체적으로 읽는 스펙트럼이 좁을 수도 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선수 시절까지 베어스 원클럽맨이다. 그러나 2015년 부임 전 SK에서 3년간 배터리코치로 활동했다. 실제 김 감독은 과거 한국시리즈 우승 후 SK에서의 코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털어놨다. 외부에서 두산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올해 KT를 통합우승으로 이끈 이강철 감독도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스타다. 그러나 코치는 넥센과 두산에서도 두루 경험했다. 수석코치로서 염경엽 전 감독과 김태형 감독의 장점을 흡수, 지도자로서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김종국 감독은 KIA에서만 활동했지만, 야구대표팀 코치 이력도 있다. 2019년 프리미어12와 2020 도쿄올림픽에 잇따라 작전 및 주루 코치로 활약했다. 물론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2006년 WBC 등 대표팀 선수로서 화려한 이력이 좀 더 눈에 띈다. 대표팀 코치 경력이 많은 것도 아니다. 그래도 이 스펙이 지도자로서 살을 찌우는 기회였던 건 틀림없다.
김경문 전 대표팀 감독은 프리미어12와 도쿄올림픽서 코치를 발탁할 때 10개 구단 현직 코치를 최대한 배제하려고 했다. 그럼에도 KIA 주루코치이던 김 감독을 굳이 데려간 건, 그만큼 김 감독 특유의 감각과 능력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실제 대표팀 안팎에서도 김 감독에 대한 평가가 좋았다. 지난 여름 고척돔에서 도쿄올림픽 대비 훈련을 진행할 때 활기차게 선수들을 독려하던 김 감독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번트 훈련을 세심하게 지도하기도 했다.
김종국 감독은 최근 전화통화서 "대표팀 코치를 하며 나름대로 공부를 더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선수에 대한 시야가 넓어졌다. 다른 나라 선수들과 국내 다른 팀의 국가대표 선수들을 직접 보면서 그들의 능력이나 장점을 많이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다양한 경험만큼 소중한 것도 없다. KIA 장정석 단장도 현역 은퇴 후 매니저, 운영팀장, 감독, 해설위원 등 다양한 포지션에서 내공을 쌓았다. 장 단장은 "경험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돌아보면 도움이 되지 않는 건 없었다"라고 했다.
선수, 코치에 강렬했던 대표팀 코치까지. 그래도 초보 감독은 초보 감독이다. 시행착오가 없을 리 없다. 그러나 김 감독이 타이거즈에만 있었다고 해서 야구 스펙트럼이 넓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도 성급할 수 있다. 두 차례이긴 하지만, 대표팀 코치 발탁과 그 경험이 KIA 감독 김종국의 내공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할 수도 있는 이유다.
[KIA 김종국 감독의 대표팀 코치 시절 모습(위), 감독 취임 후 모습(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KIA 타이거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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