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프로야구에도 계약이 존재하고 관행과 약속이 있다. 세계 최고의 리그인 메이저리그(MLB) 관점에서 한국프로야구 KBO리그가 ‘먼 나라의 야구’인지도 모른다.
롯데 자이언츠가 포수부문 미래 자원을 메이저리그 식 선진 기법으로 양성하겠다며 야심차게 영입했던 한국계 미국인 ‘현 최 행크 콩거(Hyun Choi Hank Conger, 43) 수석 겸 배터리 코치가 느닷없이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와 배터리/1루 코치 계약을 한 것이 뒤늦게 공식 발표됐다.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롯데 구단은 지난 11월19일 2022 롯데 자이언츠 1군 및 퓨처스 팀 코칭스태프를 공식 발표했다. 그래픽[참조]까지 곁들였다.
1군 감독 래리 서튼, 수석/배터리 코치로 최현, 그리고 투수코치가 리키 메인홀드(Director of pitching)로 돼 있다. 모두 국적이 미국, 메이저리그 출신이다.
롯데가 이렇게 공식 발표했다는 것은 최현 수석코치와 1년 계약을 했거나, 아니면 협의 하에 최소한 구두 계약, 혹은 약속을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이러한 과정이 없이 2022 코칭스태프 명단에 포함시켜 공식 발표할 수는 없다.
현재 상황이라면 롯데의 마무리 훈련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간 최현 코치가 메이저리그 미네소타의 제안을 받고 롯데 구단에 양해를 구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롯데가 허락했는지 역시 확인이 어렵지만 허락해주지 않았다면 국제 문제가 된다. 롯데가 KBO를 통해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항의를 할 경우 미네소타 구단이 한국의 프로 구단의 수석 코치 신분인 최현 코치를 계약할 수 없다.
만약 최현코치가 롯데와 2022시즌 계약을 해놓은 상태라면 롯데의 동의를 받지 않는 미네소타 행은 계약 위반이다.
시점도 문제이다. 롯데는 10일 금요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마치고 취재 기자들에게 최현 코치의 미네소타 행을 알렸다. 마치 롯데에서 잘 해서 메이저리그 구단으로 스카우트 돼 간 것 같았다.
그러나 사실은 롯데 구단에 엄청난 피해를 입힌 것이다. 최현 코치는 2020년 첫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포수 유망주들을 가르쳤고 올시즌에는 수석 코치에 짧게는 감독 대행까지 했다.
내년 시즌 래리 서튼 감독과 함께 팀을 반드시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어야 하는 수석 코치가 롯데 구단과 팬들에게 한 약속을 저버린 것 아닌가? 롯데는 확실한 주전 포수가 없어 큰 고민인데 이제는 지도자마저 팀을 떠났다.
‘현 최 행크 콩거’ 코치는 한국계로 더욱 롯데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LA 에인절스 선수 시절 당시 시카고 화이트삭스 코치였던 이만수 코치를 에인절스타디움에서 만나 한국 팬들에게 알려졌다.
그런데 롯데 구단은 최현 코치의 미네소타 행을 발표한 다음 날인 일요일(12일) 시급한 사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새 배터리 코치로 제럴드 레이어드 코치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2011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했고 디트로이트 산하 마이너 팀 감독을 역임을 한 좋은 지도자라고 밝혔다.
외국인 감독 메이저리그 출신이 얼마나 탁월한 능력을 가졌는지 모르지만 내년 2월 스프링캠프에 처음 합류해 타 구단 타자들 파악하는데 만 한 시즌이 걸릴 것이다.
롯데는 이미 최현 코치와의 결별에 합의해 놓고 바로 발표를 하지 않아 팬들은 그가 떠나게 돼 있던 것을 몰랐다. 그 자리가 배터리코치가 아니라 수석 코치 겸 배터리 코치였다.
과정과 결과는 어쨌든 한국계 최현 코치는 롯데 팬들에게 사과는 하고 가야 하는 것 아닌가.
[사진=마이데일리 DB]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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