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강원FC 이영표 대표이사가 사과 메시지를 남겼다.
강원FC는 지난 12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대전하나시티즌과 2021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을 치렀다. 결과는 4-1 대승. 1차전에서 0-1로 패했던 강원은 합산 스코어 4-2로 K리그1 잔류를 확정했다.
하지만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 홈팀 강원의 볼보이들이 의도적으로 시간 지연행위에 가담했다. 대전이 코너킥 밀 스로인을 할 때마다 강원 볼보이들은 공을 주워주지 않았다. 심지어 공을 가슴에 품고 의자에 가만히 있던 볼보이도 있었다. 대전 피지컬 코치가 공을 빼앗으려 해도 꼭 끌어안고 버텼다.
경기 종료 후 대전 이민성 감독은 "경기를 깨끗하게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원 최용수 감독은 "홈 어드밴티지는 전 세계 어딜 가도 있다"라고 답했다. 최윤겸 경기감독관은 "볼보이들의 시간 지연행위가 전반전부터 의심됐다. 하프타임 때 경고했다. 그런데도 후반전에 시간 지연행위가 나왔다. 연맹에 제출하는 보고서에 이 점을 꼭 적을 것"이라 들려줬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모든 구단에 홈경기 운영 매뉴얼을 배포했다. 그 안에 볼보이 관련 내용이 있다. 지체 없이 볼을 줘야한다는 내용은 있지만, 이를 지키지 않을 때 징계하는 내용은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음주 경기 평가위원회에서 얘기가 나오면 징계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각 K리그 관계자들은 강원 볼보이들의 행태에 혀를 찼다. A 구단 관계자는 "홈 어드밴티지는 홈팀에게 유리하게 하는 것이지, 원정팀에게 불리하게 하는 게 아니다. 홈팀 선수에게 공을 빨리 주는 건 이해해도, 원정팀 선수에게 공을 늦게 주는 건 이해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B 구단 관계자는 "내년에 우리 홈에서 강원을 만나면 강원 선수들에게 공을 늦게 줘도 된다는 말인가?"라며 강원전 홈경기를 기대했다.
사태가 점점 커지자 이영표 대표가 14일에 공식 성명을 내고 직접 입장을 밝혔다.
이하 이영표 대표 입장문
안녕하세요 강원FC 대표이사 이영표입니다.
지난 주말에 있었던 K리그 경기는 대한민국의 모든 축구팬들을 열광시킬 수 있는 경기였습니다. 그러나 우리 강원FC는 대전과의 경기에서 나온 매끄럽지 못한 경기 진행으로 잔류의 기쁨보다는 책임감으로 마음이 무겁습니다.
저는 강원FC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총책임자로서 양 팀 선수들이 펼친 멋진 플레이 보다 다른 이야기들로 K리그가 채워지는 것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을 느끼고 있으며 앞으로 보다 성숙하고 성장해 나가는 K리그의 강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무엇보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대전하나시티즌 구단 관계자 분들과 대전의 모든 축구팬 여러분들에게 매끄럽지 못했던 경기 진행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어렵고 힘든 가운데서도 끝까지 선수들을 지지하고 응원해 주신 강원FC의 팬 여러분들과 K리그를 사랑하는 모든 팬분들께도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강원FC 제공]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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