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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삼성 중견수 출신 FA 박해민이 팀을 떠났다. 박해민은 14일 LG와 4년 총액 60억원을 받고 친정팀을 떠나 LG품에 안겼다. 세부적인 사항을 보면 계약금 32억원, 연봉 6억원, 인센티브 4억원이다.
삼성은 일찌감치 내부 FA를 잡겠다고 공언했었다. 중견수 박해민, 투수 백정현, 포수 강민호가 그 대상이었다.
지난 달 중순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한 삼성은 집토끼인 내부 FA 3인방을 모두 잡아서 내년 시즌 다시 한번 한국시리즈에 도전한다는 밑거름을 그렸다.
그런데 박해민이 친정 팀과 협상에서 기간과 돈 액수의 이견을 보였고 결국 LG로 떠나는 바람에 벌써부터 큰 계획은 어긋나기 시작했다.
팬들은 벌써 강민호도 떠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삼성은 13일 NC와 트레이드를 통해 김태군을 영입했다. 불펜투수 심창민과 포수 김응민을 NC에 건네고 김태군을 데려왔다. 삼성이 NC로부터 김태군을 영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팬들은 강민호도 결국 떠나겠구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삼성은 곧장 이를 부인했다. 삼성 관계자는 "우리 팀이 백업 포수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나왔다. 포수 뎁스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진행한 트레이드"라면서 강민호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현 시점에서는 강민호와 관계 없는 트레이드다. 이미 강민호 측과 몇 차례 만났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강민호와 협상이 틀어지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삼성으로서는 강민호를 놓치겠다고는 할 수 없으니 일단은 팬들에 대한 ‘립서비스’일 수도 있다.
결국 삼성이 내부 FA 단속에 실패한 것은 돈 때문이다. 물론 삼성은 15일 백정현과 4년간 계약금 14억원, 연봉 합계 20억원, 인센티브 합계 4억원 등 최대 총액 38억원의 조건에 사인하기는 했다. 최근 FA시장에 비하면 '소소한 금액'이다.
천하의 삼성이 돈 때문에 FA를 놓친다는 것을 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물론 팀이 제일기획 산하로 편입되면서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 중이어서 함부로 돈폭탄을 터뜨릴 수는 없다.
그래도 올드팬은 ‘아 옛날이여~’를 되뇔 수 밖에 없다. 과거 FA시즌이 되면 삼성은 여기저기에 돈질을 해댔다. 다른 팀들로부터 ‘돈성’이라는 이야기도 들었을 정도이다.
특히 가난한 구단 현대 선수들을 필사적으로 영입한 적이 있다. 20년 전에 말이다. FA 시장이 열리는 해당일 자정만 되면 삼성은 계약을 발표했었다.
2004년 2루수 박종호와 4년에 최대 22억원의 FA 계약을 성사시켰다. 2005년에는 FA최대어인 현대 박진만과 심정수를 동시에 영입하는 결단을 내렸다. 먼저 박진만과는 계약 기간 4년 총액 39억원, 심정수와도 4년에 총액 60억원에 계약했다.
그렇지만 삼성은 이제 돈폭탄은 날리지 못하고 있다. 어떤 팀은 ‘돈으로 선수를 사서 우승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삼성의 ‘실용주의’를 옹호하기도 한다.
하지만 팬들은 그래도 삼성인데 쓸 때는 써야 한다며 돈을 너무 아끼는 것 아니냐는 반론도 펼친다.
아무튼 15여 년 전 선수들을 돈방석에 앉혀주던 삼성이 이제는 돈 때문에 소속 선수도 다른 팀에 뺏기는 신세가 됐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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