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NC 다이노스로 유니폼을 갈아입게 된 박건우가 두산 베어스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NC는 14일 "외야수 박건우와 계약을 맺었다"며 "계약기간은 2022년부터 2027년까지 6년이며, 계약금 40억원, 연봉 54억원, 인센티브 6억원으로 총액 100억원 규모"라고 밝혔다.
박건우는 지난 200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 전체 10순위로 두산 베어스의 지명을 받았다. 박건우는 2009년 1군에 데뷔해 올해까지 10년간 926경기에 1020안타 88홈런 478타점 584득점 타율 0.326 OPS 0.880을 기록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박건우는 협상 끝에 100억원을 안긴 NC에 새둥지를 틀게 됐다. 그동안 정들었던 팀을 떠나는 박건우는 SNS를 통해 팬들과 김태형 감독을 향해 메시지를 전했다.
박건우는 "2009년부터 두산 베어스 박건우란 이름으로 함께 했던 소중한 시간들을 이제 추억으로 간직하고 새로운 길을 가게 되어 손편지로 조금이나마 저의 마음을 전달하려 한다"며 "여러 가지 감정이 공존하는 지금 이 편지로 저의 마음이 다 전달될지는 모르겠다"고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먼저 팬들을 향한 인사를 건넸다. 그는 "두산베어스 팬분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인사부터 드리고 싶다. 후회는 항상 남는 것이겠지만 더 잘하는 모습 보여드리지 못하고 떠나게 되어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부족한 저를 항상 응원해주시고 넘치도록 주신 많은 사랑 절대 잊지 못 할 것이다. 팬 여러분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었다. 평생 그 은혜 잊지 않겠다"고 적었다.
오랜 기간 스승과 제자로 인연을 맺은 김태형 감독도 빼놓지 않았다. 박건우는 "김태형 감독님. 2군에 있던 저에게 기회를 주신 감독님. 너무 무서운 감독님이셨는데 오랜 시간 모시다 보니 너무 정이 들었다. 끝까지 저를 믿어 주셔서 감사하다"며 "감독님의 온전한 믿음에 보답하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까움과 후회가 남는다. 너무너무 감사했다. 끝까지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감독님으로 꼭 남아 달라"고 강조했다.
이에 김태형 감독도 SNS를 통해 박건우 사진을 게재하며 "울 뺀질이 없음 심심해서 어떡하지"라고 글을 남겼다.
박건우의 이적으로 두산의 '90년생 트리오'는 막을 내리게 됐다. 그는 "마지막으로 수빈아 경민아 우리 90s! 이제부터 너희 둘과 떨어져 지낸다는 게 상상이 안 된다.
지금도 우리 셋이 같이 있으면 아직도 20살인데 막내 생활부터 시작한 우리도 벌써 이만한 나이가 되었네. 두산 베어스에서 같이 은퇴식 하자고 했던 약속을 못 지키게 됐다. 약속 지키지 못해서 너무 미안하다"며 "항상 건강하고 자주 연락하면서 지내자"고 덧붙였다.
다음은 박건우 편지 전문
안녕하세요 박건우입니다.
2009년부터 두산 베어스 박건우란 이름으로 함께 했던 소중한 시간들을 이제 추억으로 간직하고 새로운 길을 가게 되어 손편지로 조금이나마 저의 마음을 전달하려 합니다.
여러 가지 감정이 공존하는 지금 이 편지로 저의 마음이 다 전달될지는 모르겠네요.
우선 두산베어스 팬분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인사부터 드리고 싶습니다.
후회는 항상 남는 것이겠지만 더 잘하는 모습 보여드리지 못하고 떠나게 되어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부족한 저를 항상 응원해주시고 넘치도록 주신 많은 사랑 절대 잊지 못 할 거에요.
팬 여러분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었습니다. 평생 그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다 라는 말들을 많이 하지만 그동안 두산에서 야구 하면서 다른 팀에 간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지금도 두산을 떠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서 한 글자 한 글자 써 가는데 정말 눈물이 많이 납니다.
우리 가족 같은 두산 베어스 선수단 여러분! 1루쪽 덕아웃에 같이 모여 앉아 응원하면서 평생 다 같이 화이팅 할 것 같았는데 추억이라 생각하니 벌써부터 그립습니다.
부디 선배 후배 여러분 다치지 말고 끝까지 즐겁게 행복하게 야구를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울 겁니다.
그리고 김태형 감독님! 2군에 있던 저에게 기회를 주신 감독님,
너무 무서운 감독님이셨는데 오랜 시간 모시다 보니 너무 정이 들었네요. 끝까지 저를 믿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독님의 온전한 믿음에 보답하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까움과 후회가 남습니다. 너무너무 감사했습니다. 끝까지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감독님으로 꼭 남아 주십시오.
마지막으로 수빈아 경민아 우리 90s! 이제부터 너희 둘과 떨어져 지낸다는 게 상상이 안 된다.
지금도 우리 셋이 같이 있으면 아직도 20살인데 막내 생활부터 시작한 우리도 벌써 이만한 나이가 되었네!
두산 베어스에서 같이 은퇴식 하자고 했던 약속을 못 지키게 됐다. 약속 지키지 못해서 너무 미안하다.
그렇지만 우리 셋이 나중에 코치생활 하자고 한 약속은 꼭 지키자!
이제 우리 나이가 어린 나이가 아닌 만큼 두산 베어스 어린 후배들을 잘 이끌어 줬으면 한다. 내 마음 알지?
야구 선수가 야구를 잘해야 하는 건 당연한 것이지만 몸이 아프면 야구도 할 수 없으니까 항상 건강하고 자주 연락하면서 지내자! 사랑한다 친구들아!
글솜씨가 부족해서 제 진심이 얼마나 전해질지 걱정되지만, 적어도 "얘가 이런 말을 하고 싶었구나!" 하는 것은 조금이나마 전해졌길 기도해봅니다.
다시 한번 두산 베어스 가족들과 팬분들의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제 마음을 움직여주신 NC 다이노스 구단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제는 NC 다이노스의 박건우로서 열심히 뛰겠습니다.
이동욱 감독님, 코칭 스태프분들과 의지형에게 많이 물어보고 누구보다 열심히 해서 NC 다이노스 구단과 팬 여러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다시 한번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모두 건강하세요.
[박건우.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건우 인스타그램 캡처]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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