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종훈이가 2살 젊잖아요."
SSG가 광풍처럼 몰아치는 FA 시장에 또 다른 방식으로 태풍을 일으켰다. FA가 아닌 선수들과 사실상 FA 계약을 체결했다. 14일 박종훈과 5년 총액 65억원(연봉 56억원+옵션 9억원), 문승원과 5년 총액 55억원(연봉 47억원+옵션 8억원) 계약을 맺었다.
롯데와 안치홍의 2+2년 계약을 통해 비 FA들의 다년계약이 가능하다는 KBO의 유권해석이 나왔다. SSG는 2022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 박종훈과 문승원을 일찌감치 장기계약으로 묶을 계획을 세웠고, FA 자격 1년을 앞두고 성사시켰다.
SSG가 박종훈과 문승원과 FA 자격 획득 1년 이전에 다년계약을 맺은 여러 이유가 있다. 이번 2021-2022 FA 시장이 과열 될 것을 일찌감치 예상했다. 이번 시장에서 외부 FA를 붙잡으면 내년에 박종훈과 문승원을 잡기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을 내렸다. SSG는 알려진 것과 달리 빅마켓 구단이 아니라는 게 류선규 단장 설명이다.
두 사람은 6월 토미 존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다. 빨라야 내년 5월 복귀다. 그러나 SSG는 두 사람을 믿는다. 기본적으로 팀 퍼스트 마인드가 강했고, 재활도 충실하게 진행하고 있으며, 구단도 프랜차이즈 스타들에게 이 정도 대우를 해야 한다고 여겨왔다.
단, 눈에 띄는 건 계약규모다. 박종훈이 문승원보다 총액이 10억원 많다. 왜 SSG는 박종훈의 가치를 문승원의 가치보다 높게 봤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일단 1991년생, 만 30세의 박종훈이 1989년생, 만 32세의 문승원보다 2살 어리다.
FA는 현재가치보다 미래 가치를 따지고 예측해 체결하는 계약이다. 류선규 단장은 전화통화서 "종훈이가 두 살 젊잖아요"라고 했다. 앞으로 5년간 당연히 문승원보다는 박종훈에 대한 기대치가 약간 더 높다는 의미다.
또 하나는 과거 퍼포먼스를 냉정하게 측정하고 그에 따라 미래 퍼포먼스를 예상할 때, 박종훈이 문승원보다 약간 더 기대치가 높다는 계산이 있었다. 류 단장은 "구단들은 최근 몇 년간의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을 계산해보고 미래도 예측해보지 않나"라고 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박종훈의 통산 WAR은 14.92, 문승원은 11.69다. 박종훈은 2011년 데뷔 후 통산 949이닝에 66승, 평균자책점 4.55, 문승원은 2012년 데뷔 후 통산 736이닝에 37승, 평균자책점 4.51을 기록했다.
물론 둘 다 훌륭한 투수다. 김광현(FA)의 SSG 복귀 여부와 관계없이 앞으로 5년간 SSG 주축 선발투수로 뛰어야 한다. 굳이 따져보면 박종훈이 약간 더 가치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박종훈은 생소한 언더핸드, 국가대표 경력 등에서도 가치를 더 인정 받은 측면이 있다고 봐야 한다.
[박종훈과 문승원. 사진 = SSG 랜더스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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