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보장액에 서운해했다."
KIA가 FA 최대어 나성범 영입에 거의 다가섰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NC가 박건우를 영입한 건 나성범 잔류가 어렵다고 판단, 발 빠르게 플랜B를 가동한 결과라는 해석이다. 그만큼 나성범을 향한 KIA의 공세는 거세다.
KIA가 5년 이상의 다년계약을 원하는 나성범의 요구조건을 거의 맞춰줬다는 의미다. 몇몇 매체, 관계자들은 130~150억원을 거론한다. 만 32세로 여전히 전성기인데다 애버리지, 장타력, 클러치능력을 두루 갖췄다. 2년 전 무릎 십자인대 수술로 운동능력이 약간 떨어졌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올 시즌까지 큰 문제는 없었다.
나성범과 사실상 사인하는 일만 남은 반면, '타이거즈의 상징' 양현종과의 협상에는 시간이 걸리는 분위기다. 장정석 단장은 14일 양현종 에이전트 스포스타즈 최인국 대표와 두 번째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장 단장은 계약규모를 제시했다. 그러나 최 대표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최인국 대표는 14일 전화통화서 "보장액에 (양현종이)서운해했다"라고 했다. KIA가 제시한 전체 계약규모를 정확히 알긴 어렵다. 일단 KIA가 제시한 보장액이 양현종이 생각하는 규모에 미치지 못했다. 최 대표는 "선수와 상의해서 다른 내용을 구단에 제안하든지 협의를 해서 다시 (만날)날짜를 잡아야 한다"라고 했다.
계약 총액에서 옵션 비중이 큰 듯하다. 장정석 단장은 14일 전화통화서 "어느 선수든 (FA 협상에서)보장금액을 많이 받으려고 한다. 반면 구단은 옵션으로 가져가고 싶은 부분도 있다. 양현종을 이해시키려고 한다.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라고 했다.
아무래도 KIA가 제시한 양현종의 계약 총액이 나성범에게 제시한 계약총액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부분에 대해 장 단장과 최 대표 모두 말을 아꼈다. 단, 합리적인 추론은 가능하다. 나성범은 FA 최대어다. KIA로선 NC를 따돌려야 하는 부담이 있다.
반면 양현종은 협상창구가 사실상 KIA로 단일화됐다. 때문에 KIA가 나성범 계약 규모를 좀 더 높게 책정할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양현종은 나성범보다 1살 많을 뿐이다. 올 시즌 미국에서 별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래도 KBO리그에선 건강하고 꾸준히 최상위 클래스를 보여줬다.
현 시점에서 분명한 건 KIA와 양현종이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넜다거나, 협상을 다시 하지 않을 관계가 아니라는 점이다. 일반적인 밀고 당기기의 과정이다. 양현종으로선 생각보다 적은 보장액에 자존심이 상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KIA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KIA도 나성범보다 양현종 계약을 우선시한다는 입장은 변함 없다.
장 단장은 "우리 팀에 필요한 선수들(외부 FA)에겐 관심이 있다. (나성범 영입은)아직 확정된 건 없다. 양현종과 계약을 우선 체결하려고 한다. 답변을 기다리겠다. 아직 다음 만날 날짜를 정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최 대표도 "KIA와 먼저 풀어나가는 게 순리다. 그동안 KIA와 얘기를 잘 해왔다"라고 했다. 그러나 묘한 뉘앙스도 풍겼다. 최 대표는 "(향후 협상에서)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다른 팀들과의 접촉을)고려할 수도 있다. 선수는 보장금액이 높은 것을 선호한다"라고 했다.
어쩌면 KIA에 양현종의 시간보다 나성범의 시간이 빨리 찾아올 수도 있다. 물론 KIA 팬들은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두 사람이 똑같은 유니폼을 입고 함께 웃는 모습을 기대한다.
[양현종과 나성범(위), 양현종(가운데), 나성범(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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