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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단장의 시간이 진화한다.
안치홍과 롯데의 FA 2+2년 계약 과정에서 FA가 아닌 선수도 다년계약이 가능하다는 KBO의 유권해석이 나왔다. SSG 류선규 단장은 7월부터 다가올 겨울, 나아가 내년 겨울까지 구상했다. 2022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 박종훈과 문승원을 붙잡는 게 우선순위라고 봤다.
SSG는 14일 박종훈과 5년 총액 65억원, 문승원과 5년 총액 55억원에 다년계약을 맺었다. KBO리그 역대 최초의 비 FA 다년계약이다. 김광현(FA)의 행보가 어떻게 되든, 박종훈과 문승원 없이 한국시리즈 우승 도전은 불가능하다.
기본적으로 두 선발투수의 가치와 팀에 대한 로열티를 높게 평가했다. 6월 토미 존 수술을 받고 착실히 재활 중이다. 내년 5~6월에 돌아오면 4.5년 활약을 기대할 수 있다. 두 사람을 상수에 놓고 장기 플랜을 짜겠다는 의지.
SSG로선 2022~2023 FA 시장에서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 2023시즌부터 적용되는 샐러리캡 계산도 좀 더 명확해졌다. 한편으로 추신수가 언제까지 뛸지 알 수 없다. 김광현의 복귀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류선규 단장에 따르면 내년 FA로 풀리는 외야수 한유섬에게도 연장계약을 제시했다. 아직 답을 받지 못했다.
류 단장은 14일 전화통화서 "이번 연장계약을 7월부터 생각했다. 이번 FA 시장이 과열될 걸 예측했다. 결국 이렇게 되지 않나. 우리가 '레드오션'에 뛰어들어 외부 FA를 잡으면, 내년에 이 선수들을 못 잡는다. 샐러리캡도 고려했다"라고 했다.
SSG는 정용진 구단주의 전폭적 지원 속에 향후 비 시즌마다 '빅마켓' 구단으로 공세를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그러나 류 단장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사실 SSG는 이미 선수단 페이롤이 꽤 높은 편이다. 다음 시즌 후 발표될 샐러리캡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소프트캡이지만, 신인드래프트서 손해를 볼 이유는 없다.
류 단장은 "2014시즌 후 최정, 김강민, 조동화(총액합계 164억원)에게 솔직히 오버페이를 했다. 그래서 그 다음 해에 정우람(한화), 윤길현(롯데), 정상호(LG)를 잡지 못했다. 그 경험도 있고, 예전부터 우리 팀은 내부 선수를 먼저 챙겨왔다. 박종훈과 문승원이 내년에 FA 시장에 나가면 잡는다는 보장이 없다"라고 했다.
SSG는 애당초 '용진이 형'을 앞세워 올 겨울 큰 손으로 군림하는 듯했다. 그러나 팀을 지휘하는 류 단장은 철저히 실리적으로 움직인다. 과열된 이번 FA 시장에 무작정 뛰어드는 것보다 판을 크게, 멀리 내다봤다.
그렇다고 이번 외부 FA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한 건 아니다. 류 단장은 웃으며 "우리는 틈새를 보고 있다"라고 했다. 물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SSG는 올 겨울 더 이상 굵직한 외부 영입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트레이드 가능성이나 김광현 영입 가능성이라는 강력한 변수는 있다. 단, 김광현에 대한 기조는 변함 없다. 직장폐쇄가 언제 끝나든 김광현이 먼저 복귀 의사를 밝혀야 협상에 착수하겠다는 자세다. 돌아온다면 환영하겠지만, 먼저 나서서 '오버 페이'를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박종훈과 문승원(위), 박종훈(가운데), 문승원(아래). 사진 = SSG 랜더스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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