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2020 도쿄올림픽에서 국가대표 1번타자로 맹활약하며 올 겨울 주목받는 FA 외야수 중 1명이었던 박해민(32)이 삼성을 떠나 LG 유니폼을 입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삼성에서만 10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했다. 더구나 올해는 주장으로서 솔선수범했고 공격, 수비, 주루에 걸쳐 공헌도 높은 플레이를 보여줬다. 삼성이 6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에 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였다. 지난 9월에는 왼손 엄지 인대 파열이라는 부상을 입고도 가을야구 출전을 위해 투혼을 발휘하기도 했다.
그리고 마주한 생애 첫 FA라는 기회. 박해민은 결국 LG의 구애를 뿌리치지 못했다. "LG에서 정말 좋은 조건을 제시해주셔서 감사하다"는 그는 "삼성에게는 죄송하다. 최선을 다해서 오퍼를 해주셨다"라고 말했다.
박해민은 가족과 여러 차례 상의를 나눌 정도로 이적을 심각하게 고민했다. 박해민에게 'LG를 선택한 이유'를 묻자 그는 "LG는 매년 우승을 노리는 팀이고 삼성도 강팀의 반열에 올라왔다. 솔직히 우승 때문에 LG에 왔다고 할 수는 없다"라면서 "LG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했고 삼성과 의견 차이가 있었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굳이 에둘러 표현하지 않았다. 만약 박해민이 "우승이 하고 싶어 LG에 왔다"라고 했다면 변명으로 들렸을 것이다.
LG는 박해민에게 4년 총액 60억원이라는 거액을 안겼다. 인센티브가 고작 4억원이라 보장된 금액만 56억원에 달한다. 비슷한 유형의 선수로 비교 대상이라 할 수 있는 두산 정수빈(6년 총액 56억원)보다도 훨씬 나은 조건이었다. 프랜차이즈 스타급 선수를 이적하게 하려면 이렇게 화끈하게 베팅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또 한번 알 수 있게 했다.
차명석 LG 단장은 박해민과 계약을 마친 뒤 "현장에서 공·수·주를 갖춘 선수를 원했다"라면서 "원래 기량이 좋은 선수다. 올해는 부상을 참고 뛰는 모습을 보고 절박함이 느껴지더라"고 박해민의 기량과 투지에 대해 높은 평가를 하고 있었음을 전했다.
류지현 LG 감독도 기대감을 표시했다. "박해민은 노아웃에도 단독 도루가 가능한 선수다. 잠실구장이 넓은 만큼 수비력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는 류지현 감독은 "우리에게 2번타자가 늘 숙제였는데 테이블세터에 대한 고민도 해결할 것"이라고 반색했다.
LG가 '정성'을 들여 박해민을 영입한 만큼 이제 남은 숙제는 '캡틴' 김현수를 눌러 앉히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차명석 단장은 "김현수와 이견이 있지만 좁히고 있다"라고 협상이 진행 중임을 이야기했다.
[박해민.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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