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 왕조도 두산 왕조도, NC의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끈 공신들도 하나, 둘 떠난다. 흔적조차 희미해지고 있다.
KBO리그는 장기레이스다. 매일 똑같이 몸을 풀고 똑같이 타자와 투수가 1대1로 승부를 하며, 그 결과가 쌓이고 쌓여 하루의 승패가 결정된다. 당연히 이길 때도, 질 때도 있다. 2~3일을 언뜻 보면 똑같은 나날의 연속인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1~2주, 1~2개월 단위로 끊어 보면 개개인의 성적도, 구단들의 성적에도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그 1~2개월의 개개인과 팀 성적이 모여 개인타이틀과 팀 순위가 결정된다. 더 넓게 보면 시즌 후에도 FA와 방출, 트레이드 등으로 선수단이 끊임없이 재편된다. 그래서 야구가 '생물'이라는 말도 있다.
2010년대 초반은 삼성, 2010년대 후반은 두산이 KBO리그를 지배했다. 삼성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페넌트레이스 5연패 및 통합 4연패를 달성했다. 삼성의 통합 5연패를 저지한 팀이 두산이었다. 두산은 2015년부터 올해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통합우승 2회에 한국시리즈 우승 3회를 달성했다.
삼성과 두산 왕조를 이끈 주역들은 하나 둘씩 흩어졌다. 삼성의 경우 암흑기 전후로 FA, 해외 이적, 불미스러운 일들에 의한 결장 및 방출, 모기업의 예전 같지 않은 투자 의지 등 각가지 이유로 이미 거의 핵심멤버가 다 빠져나갔다. 14일 LG로 FA 이적한 박해민은 구자욱과 함께 왕조의 마지막 주축 멤버였다. 2015년부터 핵심 멤버가 된 구자욱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맛보지 못했다면, 박해민은 2014년 통합우승을 맛본 멤버였다. 박해민의 LG 이적으로 남아있는 삼성 왕조 멤버는 오승환, 김상수, 구자욱 정도다. 그나마 오승환은 2013시즌 후 일본에 진출했다가 돌아온 케이스다. 현 시점에서 삼성의 페넌트레이스 5연패와 통합 4연패를 모두 경험한 멤버는 김상수가 유일하다. 그나마 삼성은 FA 투수 백정현을 잔류시키고 한 숨 돌렸다.
두산도 핵심 멤버들이 하나, 둘 빠져나가고 있다. 대부분 FA 이적 케이스다. 2016년 김현수(볼티모어→LG)를 시작으로 2017년 이원석(삼성), 2018년 민병헌(롯데→은퇴), 2019년 양의지(NC), 2021년 나주환(SSG), 오재일(삼성), 이용찬(NC)에 이어 14일 박건우(NC)마저 빠져나갔다. 이 멤버들만으로도 어지간한 주전라인업을 꾸릴 수 있다. 김재환의 이적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게 업계 시각.
NC도 2020년 V1 공신들이 하나, 둘 떠난다. 이호준, 모창민 코치가 LG로 떠났고, 프랜차이즈 스타 나성범마저 KIA행이 확정적이다. NC는 2014년 손시헌과 이종욱을 시작으로 두산 출신 FA만 5명을 사들였다.
이렇게 보면 최근 10년간의 변화는 엄청나다고 봐야 한다. 삼성은 왕조가 끝난 뒤 암흑기에 빠졌다가 혹독한 리빌딩을 통해 올해 가을야구에 복귀했다. 내년에는 우승을 꿈꾸는데, 박해민 공백을 메우는 게 과제다.
두산은 매년 간판들이 조금씩 빠져나간 틈에 확실히 경쟁력이 약화됐다. 지난 1~2년간의 모습을 보면 위태로웠다. 그래도 끝내 극복하고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일궈냈다. 저력이라고 하는데, 더 이상 그 저력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도 공존한다. 박건우에 김재환까지 붙잡지 못하면 위기론이 심화될 전망이다.
삼성과 두산이 왕조 색채가 희미해지면서,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방향성, 실천능력이 화두로 떠올랐다. NC도 두산 출신들로 리툴링하면서도 시즌 막판 김진성, 임창민(두산) 등을 내보내는 등 2년 전 영광 재현을 준비 중이다. 나성범이 KIA로 가면 또 다른 프랜차이즈 스타를 어떻게 육성할 것인지, 이호준 코치의 빈 자리를 어떻게 메울 것인지도 지켜봐야 한다. 비 시즌에도 KBO리그는 끊임없이 꿈틀댄다.
[위에서부터 박해민, 박건우, 나성범.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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