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7월부터 준비했다."
SSG가 폭풍처럼 몰아치는 FA 시장에 또 다른 의미의 바람을 일으켰다. FA가 아닌 투수와 5년 계약을 체결했다. 주인공은 박종훈과 문승원. 2022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는 두 사람에게 각각 총액 65억원, 55억원을 안겼다.
KBO리그도 비 FA의 다년계약 시대가 열렸다. 안치홍이 2019시즌을 앞두고 롯데와 2+2년 계약을 맺은 뒤 KBO리그의 유권해석이 나왔다. 이제까지는 FA 자격 조건(현행 고졸 9년, 대졸 8년, 내년부터 1년씩 단축)을 얻기 전까지는 단년계약만 가능했다.
그러나 이젠 박종훈과 문승원처럼 FA 자격을 얻기 전에도 원 소속팀이 다년계약을 맺을 수 있다. FA 자격을 행사한 선수가 다음 FA 자격을 얻을 때까지 다시 풀타임 4년이 필요한 건 유효하다. 그러나 그와 별개로 보유권을 가진 구단은 단년 혹은 다년계약을 맺을 수 있다.
구단들은 2023년부터 시행하는 샐러리캡에 맞춰 선수들과 다년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박종훈과 문승원 역시 2022시즌 연봉이 높고 2023시즌에는 조금 낮아지는 구조로 알려졌다. 장기계약자가 많으면 팀 페이롤에 부담을 주기도 하지만, 향후의 선수 영입 등의 계산을 하기도 명확해지는 장점이 있다. SSG도 이 부분을 고려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구단들이 FA 자격을 얻기 전 특급스타를 초장기 연장계약으로 붙잡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FA 자격을 얻는 순간 타 구단과의 영입전서 승리한다고 장담할 수 없으니 미리 묶어놓는 것이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동료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14년 3억4000만달러), 올해 뉴욕 메츠로 이적한 뒤 대형계약을 체결한 프란시스코 린도어(10년 3억4100만달러) 등이 대표적이다. 심지어 최지만의 동료 완더 프랑코(탬파베이 레이스, 11년 1억8200만달러)처럼 연봉조정신청 자격이 주어지는 풀타임 3년차 이전에 장기계약을 체결하는 케이스도 있다. 류현진의 동료 호세 베리오스(토론토 블루제이스)도 7년 1억3100만달러에 연장계약을 맺었다.
그렇다면 KBO리그도 메이저리그의 페타주, 베리오스가 나올 수 있을까. SSG는 구단의 투자력, 이번 FA 시장의 과열 흐름, 내년 샐러리캡 도입 등 여러 요소들을 치밀하게 분석한 뒤 과감하게 베팅했다. 류선규 단장은 "7월부터 준비했다"라고 했다.
한 야구관계자는 "10년 넘는 장기계약자가 나올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이정후(키움), 강백호(KT) 정도 돼야 가능한데, 둘 다 해외진출 생각도 하지 않을까. SSG의 5년 계약 정도가 맥시멈이지 않을까"라고 했다. 실제 이정후는 과거 공개적으로 해외진출 도전 가능성을 열어뒀다.
구단 입장에서 마음이야 장기계약으로 묶고 싶은 젊은 선수가 많겠지만, 모기업에 예산을 따내야 하는 현실, 해외 진출 가능성 등 변수가 많다는 의미다. 아무래도 계약기간이 길어지는 건 구단으로선 리스크가 될 수도 있다. 최근 구단들은 필요한 FA들에겐 오버페이도 마다하지 않지만, 전체적으로는 냉정한 잣대를 들이민다.
반면 에이전트들에겐 또 다른 기회다. 또한, SSG처럼 또 다른 형태의 계약으로 선례를 남기는 팀이 나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 심지어 박종훈과 문승원은 30대다. 각 구단에 20대 유망주는 적지 않다.
FA 계약이 본격적으로 발표되고 있다. 이젠 FA가 아닌 선수들도 야구만 잘하면 돈잔치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 FA가 아닌 선수의 연장계약의 경우, 시즌 중에 발표될 수도 있다. 야구 팬들이 야구를 더 흥미롭게 지켜볼 이유가 생겼다.
[SSG랜더스필드(위), 문승원과 박종훈(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SSG 랜더스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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