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제 어떻게 되는 것일까.
KIA와 양현종의 FA 협상이 난기류를 만났다. KIA 장정석 단장과 양현종 에이전트 스포스타즈 최인국 대표가 14일 광주에서 두 번째 만남을 가졌으나 답을 도출하지 못했다. 장 단장의 수정 제시안에 최 대표가 난색을 표시했다. 그리고 양현종의 "서운하다"라는 말이 나왔다.
KIA와 최인국 대표가 언제 다시 만날 것인지 정해지지 않았다. 장 단장과 최 대표에 따르면 KIA는 연락을 기다리기로 했다. 최 대표는 양현종과 함께 입장을 정리한 뒤 다시 KIA에 연락을 취할 전망이다.
협상의 일반적인 '밀고 당기기'다. 협상 테이블을 완전히 접은 것도 아니다. 단, 미묘한 난기류가 엿보이는 건 사실이다. KIA는 이미 알려진대로 외부 FA 나성범 협상을 동시에 진행 중이다. 나성범의 대략적인 계약규모에 대한 소문이 퍼졌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6년 130~150억원 수준. 양현종과 최 대표도 당연히 안다.
KIA로선 나성범이 매일 경기에 나서는 타자이고, NC와의 영입전이 있었으며, 양현종이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좋지 않은 성적을 거둔 것을 떠나 2020시즌에 살짝 부진한 것도 고려했을 것이다. 내년 만 34세, 아주 적은 나이는 아니다. 역대 KBO리그 FA 세 자리(100억원대) 계약의 주인공은 모두 타자였다. 그래서 옵션이 많이 들어간 내용을 건넸다고 봐야 한다.
반면 양현종으로선 수년간 비교적 건강하게 던져왔고, KIA에 대한 로열티가 높아 사실상 스스로 협상창구를 단일화했으며, 5년 전 FA 시장에서 모기업의 사정상 단년계약을 받아들였던 점 등을 어필할 수 있다. 나성범보다 낮은 수준의 계약을 제시 받은 것에 자존심이 상할 수 있다. 당연히 선수는 옵션보다 보장금액을 높이고 싶어한다.
앞으로 KIA와 양현종은 옵션과 보장금액의 균형, 혹은 타협안을 찾는 과정을 밟는다. KIA가 양현종을 예우한다는 방침은 변함 없다. 양현종이 KIA를 우선시하는 것 역시 변함 없다. 그러나 옵션과 보장금액 사이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 플랜B 가동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최 대표도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고려할 수도 있다"라고 했다. 다른 팀들과도 폭넓게 접촉할 수 있다는 의미. 양현종이 KIA 외에 국내 다른 구단 유니폼을 입는 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타 구단의 제안을 듣는 것 자체는 전혀 이상하지 않다. 양현종은 KIA에 보류권이 있는 게 아니다. FA 신분이다.
KIA를 제외한 타 구단들은 일찌감치 양현종에 대한 관심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양현종이 귀국한 뒤 KIA가 이례적으로 교감을 이뤘다는 문자메시지를 담당기자들에게 보내는 등 사실상 '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0시즌 후에도 양현종에게 관심을 가진 KIA 외의 지방구단이 있었다. 혹시 KIA와 양현종의 난기류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스탠스를 급선회할 팀이 나올 가능성은 충분하다. 더구나 백정현이 15일 삼성과 계약하면서 이번 FA 시장에 남아있는 투수는 양현종 뿐이다.
지난 2년간 다소 주춤했다고 해도 양현종은 양현종이다.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아주 많은 나이도 아니다. 장기레이스에서 외국인 1~2선발 외 토종에이스의 존재감과 이점은 엄청나다. 모기업에서 급히 예산을 따낼 수 있는 팀이라면 양현종에게 접근, 시장 흐름을 뒤흔들 수 있다.
양현종도 복수의 팀으로부터 관심을 받으면 몸값이 올라갈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대폭발 중인 FA 시장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 그럴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이지만, 혹시 양현종이 KIA가 아닌 팀을 택할 경우 KIA도 전력보강을 위해 FA 추가영입에 나서지 말라는 법이 없다. 그러면 시장의 돈잔치는 '돈폭탄 쇼'가 될지도 모른다.
이래저래 양현종과 KIA의 협상이 FA 시장 전체에 미칠 파급력을 지켜봐야 한다. 나머지 9개 구단도 지켜볼 수밖에 없다. 현 시점에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
[양현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