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IA는 윈 나우를 해야 한다."
KIA 장정석 단장과 김종국 감독은 취임 후 입을 모아 이렇게 말했다. 시간을 두고 젊은 선수들 위주로 팀을 재편하기보다 현재 전력을 다듬어 곧바로 5강 다툼, 나아가 우승경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7년 통합우승 이후 어정쩡한 리빌딩 기조를 이어왔다. 김기태 전 감독과 박흥식 전 감독대행, 맷 윌리엄스 전 감독 시절로 이어지며 방향성이 확실하지 않았다. 어떤 선수들에게 어느 정도 균등한 기회를 부여했느냐, 포텐셜을 터트리도록 기다렸느냐의 차이였다. 마운드에 정해영, 이의리, 윤중현, 야수진에 박찬호, 황대인, 이정훈 등이 있다. 아주 젊지 않지만 김태진, 장현식 등도 투타에서 수년간 중심을 잡아줄 자원들이다.
즉, 젊은 선수들 사이에서 확실하게 중심을 잡아줄 기둥들이 있다면 2022시즌에 5강 싸움은 가능하다는 게 장정석 단장의 계산이다. KIA가 김종국 감독에게 3년이란 시간을 준 것도 조급하지 않게 팀을 이끌어가다 보면 3년 내에 우승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다.
그래서 올 겨울 외부 FA 나성범 영입에 총력전을 다했다. 허약한 외야와 타선을 업그레이드 할 최고의 자원이다. 6년 130~150억원에 계약 성사 직전이다. 양현종도 파열음은 있었지만, 1년의 미국 진출 공백기를 딛고 다시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을 것이다. 양현종과 나성범은 최형우와 함께 애버리지가 보장되는, 투타의 확실한 기둥들이다.
흥미로운 건 KIA의 21세기 한국시리즈 우승(2009년, 2017년)에 모두 '이적생 타자 우승청부사'가 있었다는 점이다. 일단 김응룡 전 감독 시절 9회 우승을 달성했을 때는 '타이거즈 블러드'로 똘똘 뭉친 멤버들이 핵심이었다.
그러나 2009년의 경우 시즌 초반 LG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김상현이 대박을 쳤다. 2001년 KIA에 입단했다가 8년만에 돌아와 우승청부사가 된 이력까지 주목 받았다. 당시 121경기서 타율 0.315 36홈런 127타점 77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홈런왕과 타점왕을 석권했다. 131경기서 타율 0.308 33홈런 100타점을 기록한 최희섭과 함께 'CK'포로 위용을 떨쳤다. 둘 다 커리어에서 유일한 3-30-100 시즌이었다.
2017년에는 FA로 영입한 최형우가 100억원 몸값을 확실하게 했다. 당시 KIA는 최형우에게 사상 최초의 세 자리 계약을 안기며 화제를 모았다. 142경기서 타율 0.342 26홈런 120타점 98득점으로 맹활약했다. 당시 김주찬, 이범호, 이적생 이명기의 활약이 어울려 리그 최강 타선을 구축했다.
또 눈 여겨 봐야 할 건 직전 시즌 성적이다. KIA는 2008년 6위, 2016년 5위였다. 중위권이었다가 외부에서 영입한 우승청부사들을 앞세워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올 시즌 9위로 더 좋지 않았으나 확실한 기둥들을 세울 수 있다면 우승이 전혀 이루지 못할 미션도 아니라는 희망을 품을 수 있다.
나성범은 2009년 김상현, 2017년 최형우와 같은 역할을 충분히 해낼만한 타자다. 2019년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23경기만 뛰고 시즌 아웃됐다. 그러나 2020시즌에 130경기서 타율 0.324 34홈런 112타점 115득점으로 NC의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끈 화려한 전적도 있다.
설령 KIA가 내년에 우승을 하지 못하더라도 나성범 영입을 통해 5강에 진출하거나 건전한 경쟁 시스템 확립 등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다면 성공이다. 꼭 내년이 아니더라도 KIA는 나성범이 계약기간 내에 고향팀의 우승을 이끌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내년 만 33세로 에이징커브를 걱정할 시기도 아니다. KIA가 나성범에게 화끈하게 지갑을 열려고 하는 이유다.
[김상현, 최형우, 나성범(위), 김상현(가운데), 최형우와 나성범(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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