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17년이요? 엄청 오래됐네요. 축하드립니다. 오래오래 더 번창하시길."
2019년 아프리카TV BJ를 시작, 다음 해 3월 베스트BJ로 선정됐다. 그해 12월에는 아프리카BJ 신인상 및 올해의 BJ에 입상했다. 거침없는 성장세는 유튜브에서도 이어졌다. 한 달 만에 구독자 25만 명을 달성했고, 12월 현재는 80만을 자랑하고 있다. 방송까지 출연하며 승승장구가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는 BJ 겸 유튜버 그리고 방송인 랄랄이다.
랄랄이라고 처음부터 BJ를 생각한 건 아니었다. '뭘 해 먹고 살아야지'하며 회사도 다니고, 축구 선수들의 통역사도 했다. 하지만 넘치는 끼를 주체하진 못했다. 경기장에서 노래가 나오면 춤췄고, 사람들에게 축구 댄스도 가르쳤다. 끼를 펼칠 곳을 찾아 헤매다 우연히 발견한 것이 트위치였다. 바로 7만 원 짜리 방송 장비를 샀고, 부모님에게 할부 10개월로 50만 원짜리 조명을 샀다.
그러나 트위치 스트리머 랄랄은 탄생하지 못했다. 기계치 랄랄이 방송 시작 버튼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그러다 찾은 것이 아프리카TV였다. 들어가자마자 시작 버튼이 보였고, 누르자마자 방송이 바로 시작됐다. 그리고 3년, 이제 BJ라는 직업이 어떤지 알게 됐다. 랄랄은 "이렇게 뜰 줄은 몰랐다"며 "이제 이번 년도까지 하고 때려칠 것"이라고 웃었다.
"유튜브요? 미국 여행 가서 만들었어요. 유튜브가 먼저였는데 못 올렸어요. 편집비를 줄 수가 없었거든요. 제가 편집하니까 이틀 걸리더라고요. 그래도 몇 번 올렸는데 사람들이 많이 보기 시작하고, 수익이 좀 나기 시작하면서 '빨리 유튜브 올려줘라', '유튜브 안 올리고 뭐 하냐', '빨리 편집자 써라'해서 이렇게 된 거예요. 저 미국에서 '나 유튜버다' 했는데 구독자 26명이었어요."
랄랄의 유튜브 콘텐츠는 다양하다. 각종 '썰풀이'부터 메이크업, 먹방, 밸런스 게임, MBTI에 댄스 커버까지 종잡을 수 없다. 콘텐츠 사업이기 때문에 그날그날, 다양한 걸 해보려고 하기 때문이란다. 신기하게도 준비를 하면 오히려 큰 반응이 없다. 많은 인기를 얻은 밸런스 게임은 가만히 있다 잘 됐다. 쏟아지는 질문에 빨리빨리 대답한 것이 재밌다는 반응을 얻었다. 그래서 랄랄은 끊임없이 생각하며 다양하게 응용하려 노력하고 있다.
5천 명이 보는 유튜브 라이브는 이런저런 준비를 하지만, 아프리카TV 방송은 친구들과 소통하는 느낌으로 진행하는 식이다. 재밌으면 올리고, 콘텐츠 준비를 다 했어도 '이거 누가 생각했냐', '노잼이다' 도배되면 과감히 삭제한다. 셀 수 없이 망하고, 수많은 테스트를 거치며 랄랄도 콘텐츠도 성장해갔다.
대표적인 것이 MBTI 콘텐츠다. 랄랄은 "진짜 그것 때문에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너무 재밌었다"며 "이제 사람을 봤을 때 '저 사람이 이런 성향이니까 내가 말하는 게 좀 불편할 수 있겠다' 이런 배려를 하게 된 것 같다. 알아두면 안 좋은 점은 하나도 없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유명한 ENFP 스타 중 한 명인 랄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화려한 무지개 원피스를 입은 랄랄의 사진이 'ENFP 패션'이라는 이름으로 돌아다니고 있다. 그러나 랄랄은 최근 MBTI 정식 검사를 했더니 ENTP가 나왔다고 고백했다. 잔뜩 술에 취해 했더니 처음엔 INTP가 나왔고, 차분하게 하나하나 질문을 보면서 했더니 I가 0%, ENTP가 나왔다고.
"ENFP가 더 좋아요. 상징이 되고 이런 거. 그런데 솔직히 제가 ENFP 사람들을 만났을 때 '난 안 그러는데' 한 게 많았어요. 그런데 ENTP 특징 보면 맞더라고요."
외향적이고, 자유분방하며 다재다능하다는 ENTP. 특징을 찾아 읽어볼수록 랄랄과 꼭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튜브 구독자 100만 명 기념 콘텐츠를 묻자 랄랄은 쾌활하게 웃으며 단박에 "비밀"이라고 잘라냈다. 그러더니 "이건 비밀로 해달라"며 쫑알쫑알 계획을 고백했다. 랄랄다운 모습에 저절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대표적인 개인기인 코로 리코더 불기, 일명 '코코더'에 대해 물었을 때도 그랬다.
"그냥 했어요. 그냥 했는데 그걸 엄청 좋아하시더라고요. 2개를 분거요? 2개가 있으니까요. 콧구멍이 2개니까!"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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