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정말 야구를 예쁘게 잘 하더라."
키움 이정후는 인터뷰할 때마다 틈만 나면 "(김)혜성이는 고등학교 때 천재였다. 저보다 훨씬 더 야구를 잘 했던 친구"라고 하거나, "(강)백호와의 선의의 경쟁이 영광이다. 중, 고등학교 때 백호는 정말 야구를 잘 했다"라고 했다.
동료 혹은 절친을 확실하게 띄워주면서, 자신을 철저히 낮췄다. 야구도 잘하는데 겸손함까지 갖춘 것이다. 분명한 건 이정후 역시 학창 시절 충분히 이름을 날렸다는 것이다. 단지 이종범의 아들이라서가 아니라, 야구선수로서의 실링이 높았다는 평가다.
그걸 증명하는 발언이 지난 9일 일구상 시상식에서 있었다. 아마추어, 학생야구에서만 5000경기 넘게 지켜보고 기록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안우준 기록원이 특별공로상을 받으며 이정후를 떠올렸다.
안우준 기록원은 "이정후 선수를 초등학교 시절부터 봐왔다. 정말 야구를 예쁘게 잘 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원래 초등학교 야구는 기록 집계를 잘 안 했는데, 이정후 때문에 초등학교 기록까지 통계를 내고 집계를 하게 됐다"라고 했다.
이정후는 광주서석초등학교에서 본격적으로 방망이를 쥐었다. 이후 휘문중, 휘문고를 거쳐 2017년 1차 지명을 통해 키움에 입단했다. 중학교나 고등학교도 아니고 초등학교 시절부터 떡잎이 달랐던 셈이다.
이정후는 현재 KBO리그 최고의 교타자다. 올 시즌 타율 0.360으로 '부자 타격왕'에 오르면서 방망이 하나만큼은 아버지 이종범 코치를 뛰어넘었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실제 이정후도 농담 삼아 "아버지 때는 외국인투수가 없었다"라면서 자기 기록의 정당성(?)을 부여했다. 아버지의 도움 없이 자신을 이끌어준 지도자들에게 감사함을 표하기도 했다.
한편, 안우준 기록원은 기록원의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안타와 실책을 결정하는 게 가장 힘들다. 그것 때문에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로부터도 항의를 많이 받는다. 저희도 하루에 3~4경기씩 기록하며 밥도 못 먹는 경우가 많다. 기록원들의 노력도 알아주면 좋겠다. 좀 더 정확한 기록을 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이정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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