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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기업은 매년 한번, 보통 3월 정기주총을 앞두고 지난 해 회계감사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한다. 제출된 감사보고서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들어가면 확인할 수 있다.
지난 해 삼성 라이온즈는 매출이 536억6496만4252원이었다. 이는 전해인 634억3972만8285원보다 약 98억 줄어든 금액이다. 삼성 라이온즈의 회계기준은 매년 12월에 시작해서 이듬해 11월에 끝이 난다. 지난해라는 의미는 2019년 12월1일부터 2020년 11월30일까지이다.
삼성의 입장수입이 2019년 76억7727만2777원이었는데 2020년에는 3억3894만8314원이었다. 무려 73억원이 줄어들었다. 전체 매출이 약 98억 줄어들었는데 75%가량이 입장수입 때문이었다.
그래서 지난 해 삼성은 당기순손실이 12억2014만4674원이었다. 직전해 27억9090만원의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 선 것이다.
이 정도로 선방한 것은 광고수입이 2019년 289억 정도였는데 347억원으로 늘어난 덕분이다.
관중수가 적었는데 광고수익이 늘어났다는 것은 모기업인 제일기획에서 그룹 광고를 많이 유치해 주었기 때문이다. 사실 유치라기 보다는 적자를 메우기 위한 ‘관계사 갹출’로 보면 된다.
반면 LG트윈스의 2020년 회계 감사보고서를 보자. 사실 LG트윈스는 LG스포츠단에 소속되어 있기 때문에 LG스포츠단의 회계 감사보고서만 있다. 스포츠단에는 야구단과 농구단이 있다.
LG는 지난 해 매출이 577억7675만709원이었다. 2019년 667억 481만8181원에 비해 약 90억원 가량 줄어들었다. 결국 당기순손실은 30억6177만3620원이었다.
삼성과 LG의 매출이 줄어 든 것은 엇비슷하다. 당기순손실에서는 삼성이 LG보다 장사를 잘했다. 20억이나 적다.
두팀을 비교한 것은 올 FA시장에서 너무나 다른 행보를 보여서다. 삼성은 LG에게 돈싸움에서 졌다. 김현수의 115억원은 제외하더라도 박해민을 돈 때문에 뺐겼다. 그런데 지금 야구판에 떠도는 이야기는 그 금액차이가 10억원이라고 한다.
그래서 LG와 삼성의 감사보고서를 뒤져본 것이다. 도대체 삼성이 얼마나 힘든 상황이기에 돈 때문에 박해민을 놓치고 포수 FA 강민호를 선뜻 잡지 못하는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지난 해 상황은 삼성이 LG보다 좋았다. 그렇지만 지금 LG가 소속 선수였던 FA에게 ‘돈쭐’을 냈다.
반면 삼성은 팬들에게 “3명의 내부 FA를 다 잡는다”고 큰소리쳤지만 겨우 백정현 한명만 잡았을 뿐이다. 강민호와는 얼마의 금액 차이가 있는 지 모르겠지만 여전히 좋은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물론 돈이 모든 문제의 해결점은 아니다. 내년 시즌 팀의 목표와 방향, 대체 가능선수 등등 종합적인 것을 판단해서 ‘베팅’을 하게 된다.
결국 삼성이 박해민를 잡지 못한 것은 박해민을 대체할 선수가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강민호도 마찬가지이다.
여기에다 ‘실용주의’ 삼성이 FA 시장에 거품이 왕창 끼어 있다고 판단해서 돈폭탄을 터뜨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때문이 아닐까 싶다. LG는 내년 우승을 목표로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
반면 삼성은 내년 우승에 대한 목마름이 별로 없는 듯하다. 이 차이가 '대포'와 '소총'의 싸움이 된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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