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레저
대한민국 유일한 곳-BOOKCITY, PAJU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경기도 파주의 여행 코드가 변하고 있다. 그간 파주하면 떠오르던 임진강과 통일전망대까지 굳이 올라가지 않아도 압도적인 규모의 출판단지와 다양한 콘셉의 북카페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갈대 샛강과 습지를 배경처럼 두르고 있는 출판단지는 저마다 개성 넘치는 외관을 자랑하는 건축물들 덕분에 도시 전체가 하나의 예술작품과도 같은 아우라를 뽐낸다. '이기자의 낮이밤이' 두번째 이야기는 사계절 책이라는 테마를 중심으로 다양한 전시와 공연이 열리는 북시티 파주에서의 하루이다.
출판사 사옥마다 독특한 예술미
자유로를 따라 달리다보면 어렵지 않게 파주출판도시로 향하는 이정표를 만날 수 있다. 자유로변에 출판문화공동체가 들어서기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물었다. 왜 이곳에 출판도시를 기획하는지. 이에 출판공동체들은 이렇게 말했다. 인간성의 회복을 위해서 이 도시를 구축한다고. 엄청나게 멋지고 기대되는 답변이었다.
그렇게 파주의 자유로변에 북시티라는 한 권의 크고 아름다운 책을 펼쳤다. 영국 웨일즈의 에이온와이와 벨기에의 레뒤, 네덜란드의 브레드보트와 같은 유명한 책 마을과는 그 성격이 조금 다르다.
파주출판단지에서는 책을 판매하는 것뿐만 아니라 출판기획에서부터 편집, 인쇄, 유통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출판사마다 예술미 넘치는 건축물로 이국적인 멋을 더했다. 200여 개의 출판사가 저마다 색다른 분위기의 건축물에 입주한 이곳은 갈대 샛강과 여유로운 자연과 더불어 봄 소풍을 즐기기에도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도시 전체가 거대한 책방이자 건축전시장을 방불케 하는 파주를 누려보자.
맞춤 활자의 품위, 활판공방
납 활자 인쇄본을 이용해 책을 만든다는 것. 요즘 우리 주변에서 보기 힘든 풍경이 아닐까. 세계 최고의 금속 활자본 <직지심체요철>을 가진 민족이지만 오늘날 활판을 구경하는 것 조차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다. 아날로그 시대에서 책을 만들 수 있었던 유일한 방법인 활판. 1960년 후반의 전성기를 지나 대량고속인쇄가 가능해진 오늘도 이곳 사람들은 장인정신으로 활자문화를 계승하고 있다.
사라져가고 있는 금속활자의 하나인 납활자인쇄 출판을 부활시키기 위해 문을 연 활판공방. 비록 많은 노력과 시간이 걸리는 수작업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지만 2008년부터 작년까지 이곳에서 총 35권을 간행하는 쾌거를 이뤘다. 작고한 문인들의 대표작을 비롯해 현재 활동 중인 문학인의 자선 작품을 전통 한지에 납활자로 소량만 인쇄했다.
이 책들의 수명이 천년 이상이라고 하니 맞춤형 책 한 권이 전하는 품격을 가늠할 수 있다. 활판인쇄, 훈민정음 해례 목판인쇄, 오침 전통 제본으로 천자문 만들기, 민화 그리기 등 활판 인쇄와 융합한 다양한 미술교실도 운영 중이다.
특히 본인이 직접 조판한 명함을 20장씩 인쇄할 수 있는 ‘나만의 명함’ 체험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기계인쇄를 매니큐어에 활판인쇄를 봉숭아물에 비유하고 싶다는 박한수 대표의 말이 이곳의 모토를 대변하고 있다.
주소:경기도 파주 광인사길 9-6
지혜의 숲,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40만 평이 넘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중심에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가 있다. 센터자체의 규모가 워낙 방대하기도 하지만 행정적으로도 출판도시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기에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는 출판도시의 랜드마크로 불린다.
이미 수많은 관광객들이 다녀간 센터 내 ‘지혜의 숲’은 8m높이의 책장에 빼곡하게 들어선 약 50만 권의 책으로 시선을 압도한다. 지혜의 숲 1관은 국내의 학자와 지식인, 전문가들이 기증한 도서로 이루어져 있는데 기증자가 평생 읽어온 소중한 책들을 한눈에 볼 수 있어 그들의 삶을 대변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2관은 출판사 기증도서로 분야별 분류가 아닌 출판사별 분류로 진열되어 있으며 한국의 출판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특히 2관은 넉넉한 공간에 비치된 책상에 앉아 원하는 책들을 읽을 수 있는데, 바깥 풍경이 시원하게 보이는 통유리와 카페테리아가 어우러져 감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책과 함께 진정한 쉼을 누릴 수 있어 많은 이들이 찾고 있는 곳이다. 그저 책만 읽다가는 도서관이 아닌 책과 사람과 생태가 어우러진 이곳은 책이라는 예술작품과 건축이 어우러진 문화 공동체이다.
주소: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145
세상의 모든 피노키오, 피노키오 뮤지엄
1883년 이탈리아 작가 카를로 콜로디의 동화 <피노키오의 모험>을 모티브로 한 피노키오 뮤지엄. 말썽꾸러기 꼬마를 떠올리게 만드는 피노키오가 세상에 나온 지 어느 덧 130년이 넘었다. 제페토 할아버지의 손에서 탄생한 목제 인형의 다양한 모험과 함께 거짓말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명작 동화의 주인공 피노키오.
1200여 점의 다양한 컬렉션으로 만나는 피노키오는 각 나라별로 그 생김새와 의상이 달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동화 속에서만 존재하던 피노키오는 직접 만들어 보는 목각 피노키오 인형으로 한결 가깝게 다가온다. 세계적인 팝 아트 작가인 짐 다인을 비롯해 중견 작가들의 작품 속에 숨 쉬는 피노키오 그림과 조각 작품, 인형과 희귀 서적, 팝업 북은 성인들에게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특히 도슨트 프로그램을 통해 피노키오의 숨은 이야기와 교훈을 들으며 전시장을 돌아볼 수 있어 더욱 유익하다. 앞으로 체코의 전통 마리오네트 인형극장을 개관을 준비하고 있어 국내에서 쉽게 만날 수 없었던 전통 인형극 관람도 가능할 예정이다.
주소: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152
[사진=마이데일리 DB]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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