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1살 차이 절친한 사이인 송범근(24, 전북현대)과 이승우(23, 수원FC)가 내년부터 K리그에서 맞붙는다. 송범근은 어떤 일이 있어도 이승우의 슈팅은 다 막겠다고 공언했다.
송범근은 2018년에 전북현대에서 K리그 데뷔한 프로 4년 차 골키퍼다. 첫 시즌부터 주전을 꿰차더니 4년 연속 K리그1 우승을 달성했다. 만 24세에 벌써 K리그1 통산 132경기에 출전했다. 동나이대 선수들 통틀어 가장 빠른 페이스이며, 가장 많은 우승컵을 들었다.
프로 무대에서 올라와서 매년 트로피를 들어올린 송범근을 ‘마이데일리(MD)’가 전화로 만났다. 송범근은 2021시즌 마무리 소감 및 2022시즌 기대, 그리고 형제 같은 동생 이승우와의 맞대결 각오를 들려줬다.
MD: 벌써 프로에서 4년을 보냈다. 2021시즌을 돌아본다면.
“더 성장하고 배울 수 있는 시즌이었다. 올해에는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국제 대회 경험도 쌓았다. 그 경험들이 K리그에서 발휘됐다. 자신감이 더 올라왔다. 특히 이운재 코치님이 올해부터 전북에 합류하면서 저에게 많은 걸 가르쳐주셨다.”
MD: 이운재 코치로부터 배운 걸 구체적으로 말해준다면.
“코치님 말씀대로, 골키퍼는 선방만 하는 포지션이 아니다. 최후방에서 경기 운영, 크로스 처리, 활동 범위 부분에서도 성장해야 한다. 안주하면 안 된다는 걸 느꼈다. 솔직히 1, 2, 3년 차 때는 위축된 플레이가 많았다. 도전적으로 하지 못했다. 뭐든지 해봐야 실력이 늘기 때문에 올해는 이전보다 도전적으로 해봤다.”
MD: 2018년부터 4년 연속 K리그1 베스트일레븐 골키퍼 후보에 올랐다. 팀은 매번 우승했는데 송범근 선수는 매번 상을 못 탔다. 주변에서 상복이 없다고 걱정하던데.
“상 욕심이 없는 건 아니다. 후보에 올랐는데도 상 욕심이 없는 선수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제가 상을 못 받았다는 건 아직 부족하다는 뜻이다. 팀은 우승했지만 제가 아직 충분한 실력이 아니라는 평가다. 저도 인정한다. 언젠가 ‘저 선수가 받아야 마땅하다’고 할 때 받고 싶다. 그래야 저도 마음이 편할 거 같다.”
MD: 현재 홍정호가 살고 있는 집에서 2년 연속 K리그1 MVP가 나왔다.(2020년 손준호, 2021년 홍정호) 근처로 이사 가면 상복이 생길까.
“미신을 안 믿는 편인데, 같은 집에서 2년 연속 MVP가 나왔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저도 궁금하긴 하다. 옆집으로 이사 가야 하나 생각해보겠다. (웃음)”
MD: 2022시즌 목표가 있다면. 참고로 김상식 감독은 트레블(K리그,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FA컵 3관왕)을 목표로 잡았다.
“이번 1년 동안 김상식 감독님이 스스로 ‘초보 감독’이라고 했다. 내년에는 더 이상 초보 감독이 아니다. 더 안정화될 것 같다. 박지성 어드바이저님은 유럽 시스템을 전북에 이식한다고 했다. 여러모로 기대된다. 팀이 점점 더 발전하는 게 느껴진다. 저는 선수로서 K리그뿐만 아니라 ACL, FA컵 모두 우승에 도전하겠다.”
MD: 연령별 대표팀부터 동고동락했던 이승우가 K리그1 수원FC에 입단했다. 내년에 자주 맞붙을 텐데.
“승우는 당장 어제도 만났다. ‘형한테 무조건 골을 넣겠다’고 하더라. 저는 ‘어떻게든 네 슈팅은 다 막는다’고 했다. 승우는 세리머니의 황제다. 승우한테 골 먹히고 나서...(침묵) 걔가 세리머니 하는 꼴을 볼 수가 없다. 같은 팀일 땐 재밌는데, 다른 팀이면 미칠 거 같다. 정말 상상하기 싫다. 무슨 일이 있어도 승우 슈팅은 다 막겠다. (웃음) 승우가 한국 들어오자마자 휴식 없이 개인 운동을 시작했다. 내년에 승우의 K리그 활약이 기대된다. 다만 전북전에서는 골 못 넣게 하겠다. 골은 다른 경기에서 넣길 바란다.”
[사진 = 송범근, 전북현대, 수원FC 제공]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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