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양현종이 우선이다."
FA 최대어 나성범(32)의 KIA행 공식발표가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나성범이 KIA와 연결됐다는 소문은 지난 10일 골든글러브 시상식 직후 구체화됐다. 이후 열흘 넘게 흘렀으나 협상 타결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그 사이 나성범에 대한 KIA행 소문은 거의 사실처럼 굳어졌다. 6년 130~150억원이라는 구체적인 기간과 금액까지 나왔다. 한발 나아가 "양 측이 이미 사인까지 했는데 발표만 하지 않았다"라는 말까지 도는 실정이다.
야구관계자들의 전망, 떠도는 풍문 등을 종합할 때 나성범의 KIA행이 틀어질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 NC가 박건우를 6년 100억원에 붙잡을 때부터 나성범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왜 KIA는 나성범 계약을 발표하지 않는 것일까. 일단 나성범과 여전히 세부사항 조율이 끝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또 하나는 2년만에 타이거즈 유턴을 앞둔 양현종과의 협상이다. KIA가 양현종과의 계약을 먼저 발표하기 위해 나성범 계약 발표를 미룬다는 일각의 합리적 의심이 있다.
여기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장정석 단장은 FA 관련 질문을 받을 때마다 "양현종이 우선"이라고 반복해왔다. 실제 타이거즈의 상징으로서 합리적인 대우를 준비해왔다. 단, 지난주 옵션과 보장액을 두고 파열음이 나왔다. "서운하다"라는 양현종의 반응이 화제를 모았다.
양현종이 최근 2년간 한국과 미국에서 주춤했던 건 사실이다. KIA는 안전장치를 넣고 싶어한다. 그러나 양현종은 보장금액을 높이려고 한다. 자연스러운 '밀고 당기기'다. 이런 과정에서 KIA로선 양현종의 마음을 쓰다듬기 위해 양현종과의 계약 발표를 먼저 추진할 수 있다. 계약조건은 NC와 경쟁이 붙었던 나성범이 좀 더 좋다고 해도, 양현종이 올 겨울 KIA FA 계약의 첫 테이프를 끊게 함으로써 에이스의 자존심을 세워줄 수 있다.
KIA와 양현종은 아직 좁혀야 할 간극이 분명히 존재한다. 22일에 다시 대면 협상이 이뤄진다. KIA로선 그날 양현종과의 계약에 합의, 연초를 넘기지 않고 양현종~나성범 순으로 계약을 발표하는 게 가장 깔끔하다.
단, 협상은 어떻게 흘러갈지 아무도 모른다. KIA로선 양현종과의 조율이 더 길어지면 나성범과의 계약 마무리에 속도를 내고, 먼저 결과를 발표할 수도 있다. 결국 장정석 단장이 두 건 모두 마무리 작업을 책임져야 한다. 외부 FA 영입에 하나, 둘 철수하는 구단들이 보이는 상황. 장 단장은 이번 연말에 가장 바쁜 단장이다.
[양현종과 나성범.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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