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들은 이 과열된 FA 시장을 어떻게 바라볼까.
2021-2022 FA 시장은 확실히 과열됐다. 20일 KT와 4년 42억원 계약을 체결한 장성우까지 총 7명이 524억원을 받아갔다. 2015-2016년의 766억2000만원을 가볍게 뛰어넘어 사상 최초 1000억원 시대를 앞뒀다.
구단들은 코로나19에 씀씀이를 크게 줄였으나 전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S, A급 FA 구매에는 인색하지 않았다. 성적이 최고의 마케팅이기 때문이다. FA 오버페이라는 말은, 결국 다음시즌 성적이 결정한다. 어쨌든 지금은 '지르는' 시기다.
한편으로 이런 흐름에 씁쓸해 하는 선수도 있다. 야구를 못하는 선수라면 억울할 필요도 없다. 올 시즌을 정상적으로 마쳤다면 FA 자격을 얻고 이 과열된 시장에서 한 몫을 제대로 챙길 수 있었던 선수들도 있다.
키움 한현희와 NC 박민우다. 이번 FA 시장은 외야수 빅6가 주인공이다. 상대적으로 수준급 선발투수와 내야수 자원은 부족하다. 한현희는 고영표(KT) 다음으로 빼어난 사이드암 선발투수다. 박민우는 2019~2020년에 잇따라 2루수 골든글러브를 받을 정도로 공수주에서 걸출한 능력을 뽐냈다. 심지어 두 사람은 만 28세 동갑내기로서 최전성기에 들어섰다.
여러모로 이번 FA 시장에 나왔다면 시장의 전체 판도, 나아가 2022시즌 10개 구단 전력 판도를 뒤흔들만 했다. 그러나 지난 여름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에 따른 부적절한 사적 모임 및 음주 파동의 주인공이었다.
둘 다 도쿄올림픽 최종엔트리에 포함됐으나 불명예 하차했다. KBO와 구단의 징계를 받고 후반기를 사실상 날렸다. 그나마 한현희는 돌아왔지만,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둘 다 FA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 심지어 박민우는 구단 및 KBO의 출장정지 합계 97경기를 모두 채우지도 못했다. 2022시즌 개막전에도 나서지 못한다.
순간의 선택이 인생을 좌우한다. 한현희와 박민우는 눈 앞의 유혹을 견뎌내지 못하고 FA 대박 기회까지 날렸다. 이번 FA 시장이 과열된 걸 바라보면서 가장 씁쓸해할 주인공들이다. 누구 탓을 할 수도 없다.
두 사람은 2022시즌 후 다시 FA 자격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2022-2023 시장이 이번 시장만큼 달아오를 것인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실제 FA 시장은 매해 조금씩 업&다운이 있었다. 또한, 두 사람이 내년 겨울에 FA 최대어가 된다고 해도 이미 팬들의 신뢰를 크게 잃은 상황서 구단들로부터 환영 받을 것인지도 미지수다. 이래서 술이 원수다.
[한현희와 박민우(위), 한현희(가운데), 박민우(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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