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고민이 되는 연말이다.
SSG는 이달 초 박종훈(5년 65억원), 문승원(5년 55억원)과 다년계약을 체결하면서 한유섬에게도 장기계약을 제시했다. 그러나 박종훈과 문승원이 OK 사인을 보낸 반면 한유섬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한유섬의 에이전트 브리온컴퍼니 박희진 팀장은 "서로 입장을 조율 중이다"라고 했다.
SSG는 일찌감치 2021-2022 FA 시장의 과열을 예상, 2022-2023 FA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어차피 올 겨울에는 내부 FA가 없고, 1년 뒤 예비 FA들을 선점해 전력을 지키자는 결론을 내렸다. 2022시즌 후 적용되는 샐러리캡도 감안했지만, 기본적으로 박종훈, 문승원, 한유섬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알고 보면 한유섬의 가치가 상당하다. 올 시즌 135경기서 타율 0.278 31홈런 95타점 71득점 OPS 0.907을 기록했다. 리그에 귀한 좌타 거포인데다 나이도 만 32세로 그렇게 많지 않다. 특히 OPS는 리그 5위였다. 리그 외야수들 중 키움 이정후(0.960)에 이어 2위였다.
즉, 한유섬의 올 시즌 OPS가 최근 115억원에 두산과 4년 계약을 맺은 김재환(0.883), LG와 4+2년 계약을 맺은 김현수(0.811), 100억원에 NC와 6년 계약을 맺은 박건우(0.841)보다 높다. 심지어 통산 OPS를 봐도 한유섬은 0.884로 0.880의 박건우보다 살짝 우위다. 물론 0.922의 김재환, 0.891의 김현수보다 살짝 떨어지긴 하지만, 김현수와는 큰 차이도 아니다.
SSG는 한유섬의 나이를 고려해 박종훈, 문승원과 비슷하게 5년 내외의 계약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유섬은 고민이 깊어진다. 박희진 팀장은 “현재로선 연장계약 합의에 대한 부분은 반반이다”라고 했다.
한유섬으로선 여러 가지를 고려할 수 있다. SSG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오랫동안 안정된 선수생활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내년 FA 시장에서 타 구단의 제안을 들어볼 기회는 놓친다. 한유섬으로선 2022시즌에 좋은 성적을 올리면 가치가 더 오르고, 시장에서 더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더구나 2022-2023 시장에는 올 겨울만큼 수준급 외야수가 많이 풀리지 않는다.
한편으로 한유섬의 31홈런과 95타점은 2018년(41홈런, 115타점)에 이어 커리어 두 번째로 좋은 기록이다. 내년에 올해만큼 성적을 낸다고 보장할 수 없다. 내년에 혹시 성적이 조금 떨어지면 FA 시장에서 지금 SSG의 제안만큼 좋은 대우를 받는다는 보장이 없다.
즉, 한유섬 야구인생 후반부에 중요한 결정이 될 수 있다. 고민의 시간이 길어지는 게 이해가 된다. 2022-2023 FA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서 더욱 흥미롭다.
[한유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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