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포지션이 우익수인 그의 올 시즌 성적을 보자. 타율 3할1푼9리, 3홈런. 안타는 173개를 쳤고 58타점을 올렸다. 최다안타 4위. 타율 7위이며 득점은 88점으로 공동 7위였다. 장타율과 출루율은 합한 OPS는 7할8푼7리.
손아섭은 괜찮은 활약을 펼쳤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맹점이 하나 보인다. 장타력의 실종이다. 물론 중장거리 타자였던 그였기에 홈런수도 3개난 성에 차지 않는다. 그는 외야수이기 때문이다.
현대야구에서 외야수는 큰 것 한방을 터뜨릴 수 있는 장타력을 겸비해야한다. 두산 김재환이 115억원이라는 대박을 터트린 것도 그의 파워 본능 덕분이다. 김재환은 올 시즌 27개의 홈련을 날렸다. 그것도 홈이 잠실구장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하지만 손아섭은 올 시즌 홈런 개수가 단 3개 뿐이다. 손아섭은 장타력을 갖춘 타자라는 인식이 강한데 전형적인 '똑딱이 타자'인 LG 박해민의 5개, NC로 이적한 박건우의 6개보다도 적다.
통산 홈런이 165개인 손아섭은 지난 2010년 처음으로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후 꾸준히 10개 이상의 홈런을 터뜨렸는데 올 해 단 3개의 홈런만 기록했다. 신인자격이 주어졌던 2008년 이후 가장 적은 홈런을 날렸다. 물론 2008년과 2009년에도 홈런 수는 3개였다. 한마디로 말하면 외야수이지만 ‘한방’이 부족한 것이다.
손아섭 입장에서는 장타가 아니라 안타나 타율로 시장에서‘어필’할 수는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포지션은 외야수이다.
그도 장타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던 것 같다. 장타력을 끌어올리려고 수많은 노력을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장타욕심이 타율도 까먹는 요인이 돼기도 했다.
결국 손아섭은 타격폼을 바꾸는 결단을 내렸다. 장타력을 버리는 대신 ‘똑딱이’타자로 변신한 것이다.
이게 독이 된 듯하다. 장타력 부족이 결국은 FA 시장이 문을 연지 한달 가량 되어가지만 그에 대한 영입소식이 전혀 들리지 않고 있다.
프로 10개구단이 손아섭의 단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선뜻 그를 영입하기 위해 나서는 구단이 없는 듯 하다.
롯데 입장에서도 다른 구단과 같은 판단을 하고 있을 것 같다. 롯데와 손아섭이 몇 번 만나서 계약협상을 벌였지만 타결이 되지 않고 있다. 물론 내년 1월에 계약해도 되지만 그렇게 어렵게 끌고 가지 않아도 협상은 타결될 수 있겠지만 사인을 받아내지 못했다.
여러 경로를 통해서 양측의 입장을 들어보니 손아섭과 롯데는 의견차가 꽤 있다고 한다. 총액 규모에서도 ‘큰 것 한 장’ 이상이나 간극이 벌어졌다는 것이 야구판의 정설이다.
손아섭은 이대호와 함께 롯데를 대표하는 선수다. 수많은 팬들이 손아섭이 롯데에 잔류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손아섭과 14년동안 롯데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전준우도 팬들의 마음과 같았다.
전준우는 지난 10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앞서 "꼭 적어달라"고 당부하며 손아섭에게 "어디 가지 말고 롯데에서 끝까지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똑딱이 타자’ 손아섭이 팬들이나 주장 전준우의 바람처럼 영원한 롯데맨으로 남아 있을 수 있을까? 그리고 자존심에 생채기가 나지 않고 남을 수 있을까?
[사진=마이데일리 DB]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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