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외야 글러브도 3개로 주문했어요"
강진성은 지난 200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NC 다이노스의 4라운드 전체 33순위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입단 초반 많은 기회를 받지 못하던 강진성은 지난해 121경기에 출전해 122안타 12홈런 70타점 타율 0.309 OPS 0.814를 마크하며 타격에 눈을 떴고, NC의 창단 첫 통합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잠재력에 꽃을 피운 만큼 탄탄대로가 열릴 것만 같았다. 하지만 올해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124경기에서 101안타 7홈런 타율 0.249로 부진했고, 지난 22일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통해 NC로 이적한 박건우의 보상선수로 지명돼 두산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마이데일리와 연락이 닿은 강진성의 목소리에는 아쉬움과 설렘이 공존했다. 프로 데뷔 시절부터 10년간 몸담았던 팀을 떠나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새로운 팀에서 새 출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음가짐은 변함이 없다.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두산행 소식을 들은 강진성은 "10년 동안 있었던 팀이기 때문에 시원섭섭했다. 힘들게 자리를 잡았는데, 두산으로 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 짧게 하고 다른 팀으로 가게 돼 아쉽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다. 주변에서도 좋은 말을 많이 해주더라"고 말 문을 열었다.
강진성의 본가는 서울 잠실구장에서 차량으로 10분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다. 두산으로 오게 되면서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됐다. 그는 "시즌이 시작되면 아버지(강광회 심판위원)도 없고, 아머니 혼자 계셨다. 이런 점에서는 서울에 온 것이 플러스다. 팀을 떠난 것은 분명 마음이 아프지만, 장점도 찾아보니 많은 것 같다. 아버지께서 '집 밥도 먹고, 야구하는 것은 똑같다. 너만 잘하면 된다'고 하셨다. 좋게 생각하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두산은 강진성을 영입하면서 백업 1루수는 물론 우타자 대타 자원을 확보했다. 강진성의 장점은 코너 외야 수비도 가능하다는 점이다. 박건우의 이적으로 공백이 생긴 우익수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강진성은 "NC에서 외야 수비가 약하다는 이미지 때문에 훈련을 많이 했었다. 외야수로 나가는 것이 터닝 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 1루를 비롯해 외야까지 소화할 수 있다면 조금 더 매력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글러브도 외야 3개, 1루수 1개로 준비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강진성이 밖에서 지켜본 두산의 이미지는 어땠을까. 그는 "정말 강팀이다. 계속해서 가을 무대를 밟고, 끈질기고 지치지 않는 야구를 한다. 두산과 경기를 할 때면 3점 차 이내는 너무 불안했다. 나도 선배들께 많이 물어보고 배우면 더 잘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고향으로 돌아온 만큼 올해의 부진을 씻고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마음이다. 강진성은 "NC를 떠나게 되면서 프로는 냉정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어떻게 보면 10년 타지 생활을 하고 서울에 온 것이다. 잘 정착해서 아프지 않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두산에서도 내가 필요했기 때문에 데려간 것이라 생각한다. 기회를 잘 살려서 더 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강진성(첫 번째 사진), NC 강진성이 지난 2020년 12월‘2020 나누리병원 일구상'에서 의지노력상을 수상한 뒤 아버지 강광회 심판과 어머니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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