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준우 형이 너무 가슴 아파하더라"
NC는 24일 "외야수 손아섭과 계약을 맺었다"며 "4년 계약금 26억원, 연봉 30억원, 인센티브 8억원으로 총액 64억원 규모"라고 밝혔다. 손아섭은 15년간 정들었던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벗고 NC 다이노스에서 새출발을 하게 됐다.
손아섭은 지난 200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4라운드 전체 29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았다. 손광민으로 데뷔했던 손아섭으로 이름을 개명한 뒤 잠재력에 꽃을 피우기 시작했고, 통산 15년간 1696경기에 출전해 2077안타 165홈런 873타점 타율 0.324 OPS 0.866을 기록했다.
롯데에서 '최연소 2000안타'를 달성하고 수많은 기록을 남긴 만큼 팀을 떠나는 선택은 결코 쉽지 않았다. 마이데일리와 24일 연락이 닿은 손아섭의 목소리에는 착잡한 심경이 그대로 묻어 나왔다. FA 계약을 체결한 기쁨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손아섭은 "아직까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 가슴이… 이상한 기분이다.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선택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자이언츠를 떠나야 한다는 사실에 가슴이 너무 아팠다. 프랜차이즈라는 수식어를 포기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심경을 밝혔다.
지난 21일 NC의 제안을 받은 후 잠에 들지 못할 정도로 고민했던 손아섭이다. 그는 "고민의 시간이 길었는데, 거의 잠을 못 잤다. 하루에 2~3시간 정도 잔 것 같다. NC에서 너무 좋은 대우를 제안해 주셔서 고민이 깊어졌고, 한동안 힘들었다"고 말했다.
손아섭과 롯데에서 14년간 한솥밥을 먹으며 '호형호제'하던 전준우는 지난 10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해 "꼭 적어달라"고 당부하며 손아섭을 향해 "어디 가지 말고 롯데에서 끝까지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러브콜을 보냈다.
전준우는 아직까지도 손아섭의 이적을 믿지 못하는 모양새다. 손아섭은 "(전)준우 형이 너무 가슴 아파하더라. 축하보다는 나와 함께 하지 못한다는 것을 못 미더워 한다. (이)대호 형과 준우 형을 끝까지 모시지 못해서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더 많은 짐을 준 것 같다. 후배들과도 약속을 한 부분이 있는데, 지키지 못해서 미안하고 면목이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NC를 선택한 배경은 무엇일까. 손아섭은 "부산에서 태어나 34년을 살았다. 선택에 힘든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NC가 나를 너무 원했다. 야구 인생의 마지막 목표는 우승인데, 매 시즌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이라는 것에서 마음이 흔들렸다. 그리고 보탬이 되고 싶은 생각을 하면서 이적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손아섭은 부산 팬들을 향한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빈말이 아니다. 15년간 롯데 팬분들께 진 빚들을 앞으로 천천히 갚아 나갈 것이라고 약속드린다. 팀은 옮겼지만, 항상 최선을 다했던 선수로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 롯데 팬분들이 사랑해 주시고 아껴주신 마음은 평생 간직하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손아섭은 "나를 선택해주고 좋은 대우를 해주신 NC 구단과 구단주, 대표님, 단장님께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전준우(좌), 손아섭(우).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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