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IA는 정말 예우했다.
양현종의 "서운하다"라는 발언이 나온 게 14일 KIA 장정석 단장과 에이전트 스포스타즈 최인국 대표의 대면협상 이후였다. KIA는 100억원대의 계약을 제시했고, 옵션이 보장금액보다 약간 높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대신 옵션은 따내기 어렵지 않은 조건인 것으로 보였다.
이후 장정석 단장은 22일 양현종에게 직접 최종안을 내밀었다. 양현종은 이 조건을 이틀간 고민한 뒤 24일 사인했다. 계약금 30억원에 연봉 25억원, 옵션 48억원이다. 결과적으로 양현종이 원하는대로 보장금액이 옵션보다 7억원(55억원-48억원) 많다.
장정석 단장은 전화통화서 "7일에 최인국 대표에게 수정안을 내밀었고, 14일에도 다시 수정안을 줬다. 그리고 22일이 최종안이었다"라고 했다. 양현종이 되도록 보장금액을 많이 요구했고, KIA는 옵션을 줄이고 보장금액을 높이면서 두 가지 장치를 마련했다.
일단 옵션의 수준이 다소 높아졌다. 그리고 전체 계약총액이 다소 줄어들었다. 장 단장은 "실무진이 세 가지 안건을 만들어왔다. 처음에 제시한 조건은 보장금액보다 옵션이 높았다. 실무진이 수정안을 만들면서 보장금액이 올라갔고, 옵션은 줄어들면서 내용이 까다롭게 설정된 것도 있다. 절대 쉬운 건 아니다"라고 했다.
KIA로선 양현종의 요구도 받아들이면서 안전장치도 이어갔다. 중요한 건 보장금액이 옵션보다 늘어나면서 전체 계약총액이 줄어들었다고 해도 103억원이라는 것이다. 어쨌든 2017년 차우찬(LG, 95억원)을 넘어 역대 KBO리그 투수 FA 계약 최고금액이다. FA 투수 최초의 '세 자리' 계약이다.
양현종을 진심으로 예우한 KIA의 흔적이 엿보인다. 이미 알려진 내용이지만, 장 단장은 되도록 양현종의 계약을 나성범(6년 150억원)보다 먼저 발표하려고 했다. 22일에 사인을 했다면 23일 두 사람의 계약을 동시에 발표할 수도 있었다.
장 단장은 "합의점을 찾는 과정에서 여러 일이 있긴 했지만 선수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 큰 금액의 계약은 어떻게 될 것인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 선수로선 만족할만한 숫자를 받는 게 쉬운 건 아니다. 현종이도 힘들었다"라고 했다.
중요한 건 협상 과정에서 이견은 있었지만, 스포스타즈와 양현종과의 관계는 계속 좋았다는 점이다. 나아가 장 단장은 팬들에게도 조심스럽게 당부했다. "현종이랑 계속 연락하고 밥도 먹으면서 좋았다. 팬들의 반응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현종이는 이 팀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다. 원클럽맨이라는 자부심이 있다. 내년에 잘할 것이니 팬들도 좋게 봐주실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했다.
[양현종과 장정석 단장(위), 양현종(아래).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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