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올해처럼 바쁘게 돌아간 FA 시장이 또 있을까. 이미 총액 규모는 937억원으로 역대 최다 기록을 넘어섰다. 외부 영입 전쟁도 활발했다. KIA가 나성범을, NC가 박건우와 손아섭을, LG가 박해민을 영입하면서 적극적으로 전격보강에 나섰다.
그러나 이러한 시장 흐름과 달리 '외부 수혈'에 무관심을 나타내는 팀도 있다. 항상 부자 구단들과 노선을 달리했던 두산과 키움은 외부 영입 사례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 팀이다.
두산은 2013시즌을 앞두고 창단 첫 외부 영입을 감행했는데 두산 출신이었던 홍성흔을 영입한 것이라 그리 와닿지 않았다. 두산이 2015시즌에 앞서 장원준을 4년 84억원에 영입하면서 사실상 처음으로 승부수를 띄운 것이라 할 수 있었다. 이후 두산은 수많은 FA 선수들이 타팀으로 이적하는 동안 단 1건의 외부 영입 사례가 없었다.
키움은 더 심각하다. 2012시즌에 앞서 이택근을 4년 50억원에 영입한 것이 유일한 사례로 남아 있다. 역시 히어로즈 색깔이 더 짙게 남아 있던 선수라 외부 영입보다는 '리턴'이라는 표현이 더 알맞았다.
두산과 키움은 수년째 FA 외부 영입에 무관심이었고 내부 유망주 육성을 통해 전력난을 해결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그런데 이들과 마찬가지로 6년 넘게 FA 외부 영입 사례가 전무한 팀이 있다. 어쩌면 의외의 팀이라 할 수도 있다. 바로 한화다.
한화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폭풍 쇼핑'을 주도한 팀이었다. 2011년 겨울에 송신영(3년 13억원)을 붙잡은 한화는 2013년 정근우(4년 70억원), 이용규(4년 67억원), 2014년 권혁(4년 32억원), 송은범(3년 34억원), 배영수(4년 21억 5000만원), 2015년 정우람(4년 84억원), 심수창(4년 13억원)에 이르기까지 외부 영입에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투자한 금액에 비해 엄청난 실속은 아니었고 오히려 보상선수를 통한 유망주 유출로 타격이 컸다. 이후 한화는 내부 단속에 신경은 썼지만 외부 영입에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11년 만의 가을야구를 이끌었던 한용덕 전 감독과 리빌딩 해결사로 모셔온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FA 선물'을 하나도 받지 못했다. 지난 해에는 정수빈을 4년 40억원에 영입하려 했으나 6년 56억원을 제시한 두산에 밀렸다. 올해는 역대급 외야 FA 시장이 열렸지만 끝내 한화는 외면했다.
과거 폭풍 쇼핑의 후유증이 아직도 남아 있는지 한화는 '합리적인 선택'을 중요시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올해 FA 시장에서도 확인했듯 '광풍' 앞에서 합리적인 가격대가 형성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물론 FA 영입이 능사는 아니다. 그렇다면 두산과 키움처럼 육성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과연 한화의 내년 계획은 어떤 내용으로 짜여져 있을까. 그리고 언제까지 FA 시장에서 빈손으로 남아 있을까.
[한화 정우람(오른쪽)과 최재훈이 주먹으로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한화는 2016시즌을 앞두고 정우람과 4년 총액 84억원에 전격 FA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한화는 2017년부터 외부 FA 영입이 없었다. 올해는 최재훈과 5년 54억원에 FA 재계약을 합의했으나 역시 외부 영입은 제로였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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