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롯데에서 NC로 이적한 손아섭에 대한 롯데 팬들의 섭섭함이 어느 정도인지 알 것 같다.
손아섭 팬들이 그에 대해서 ‘근조’조화를 보내기도 하고 그동안 수집했던 유니폼 등을 다 처분하겠다는 팬들도 나왔다. 손아섭은 부산일보에 팬들에 대한 사죄의 광고를 내기도 했다.
손아섭이 지난 24일 롯데에서 NC로 이적한 지 3일이 지난 지난 화요일. 창원 NC구장 앞에는 근조조화가 하나 놓여 있었다.
머니투데이 기사에 따르면 ‘부산의 수치 배신자 손통수 가도 하필 거길 가??’라는 리본이 달린 조화였다.
팬심이 상했기 때문에 그럴수도 있지만 특정 선수에게 근조화환을 보낸 것은 과도한 팬심의 표출이라고 본다. 그래서인지 ‘롯데 팬들을 싸잡아 욕먹이고 있다“는 반응이라고 한다.
다음날에는 손아섭의 찐팬이 올린 사진 한 장이 가슴을 아프게 했다.
15년간 롯데에서 뛴 손아섭을 진짜 좋아했던 한 팬이 그의 유니폼 수십벌을 한꺼번에 중고물품 거래 플랫폼에 올려 놓은 것이다.
정작 이팬은 ‘제가 좋아서 31에 미쳤었고 그 31은 G의 31이었는데 이제 G에 없으니까 삭 비우고 정리하는 것’이라고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그렇지만 그동안 수많은 유니폼을 구입한 것을 보면 손아섭의 찐팬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와 상관없이 손아섭은 지난 28일 부산일보에 “보내주신 사랑을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며 “지금의 손아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롯데 자이언츠팬 여러분의 성원과 사랑이 있었습니다“ 라며 팬들에 대한 감사의 광고를 내기도 했다.
손아섭이 롯데를 버리고 NC로 갔는데 과연 손아섭은 무슨 잘못을 했을까. 손아섭은 죄를 지은 것이 없다. 그가 팬들에게 미안할 수는 있다. 그를 지금껏 응원해주고 키워줬던 롯데팬들이기에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가 떠나가게 된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한 것은 롯데 구단이다. 팬들이 그렇게 원했다면 구단이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 선수는 크게 두가지 가치를 갖고 팀을 정한다고 보면 된다.
제일 큰 것은 ‘돈’이다. 프로 선수는 돈을 추구하고 돈을 좇아가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다. 그 프로선수가 돈을 더 많이 준다는 구단으로 옮기는 건 당연하다. 성민규 롯데 단장이 한 매체에 나와서 “손아섭에게 4+2년 총액 59억, 4년 총액 42억원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30억대 몸값인 손아섭에게 후하게 쳐줘서 42억원을 제시했다고 한다.
이에 반해서 NC는 손아섭에게 4년 총액 64억원을 제시해 영입에 성공했다. 20억원이 넘는 액수가 차이나는데 누가 그걸 버리고 롯데에 남을 수 있을까? 정말 액수 차이를 보면 롯데의 제시액은 '좀스러운 수준’이다.
특히 손아섭이 이적한 날 롯데그룹과 관련된 기사가 종합지 여러군데에 났다. 제목은 이렇다. ‘신동빈 회장, 인재유출 막아라’였다. 당연히 신동빈회장이 손아섭을 두고 한말은 아니다. 롯데그룹의 인재들이 이탈을 줄이기위해서 내린 조치이다.
두 번째는 우승가능성이다. 누가봐도 롯데가 내년 후내년 우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단언컨데 그렇게 보는 야구팬은 없을 것이다.
선수라면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 한국시리즈 우승무대에 서고 싶어하는 것은 기본적인 꿈이다. 그 꿈을 위해서 손아섭은 우승가능성이 거의 ‘0’인 롯데보다는 그래도 가능성이 있는 NC를 택했을 뿐이다.
이럴 지경인데 왜 선수가 미안해야 하는가. 백배사죄하고 아니면 해명이라도 내놓아야 하는 곳은 롯데 구단이다. 핑계 될 필요도 없다. 구단은 떳떳한데 왜 선수가 사죄를 해야 하는가?
28일 롯데의 심장부인 서울 잠실 롯데타워 시그니엘에는 이런 조화가 놓여 있었다. '롯데 야구단의 존재 이유는''우승하기 싫으면 해체하라 우승없이는 존재가치도 없다.'
[롯데타워 시그니엘에 놓인 조화. 손아섭의 부산일보 광고.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부산일보]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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