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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배우 한지민(39)이 따스한 로맨스 영화 '해피 뉴 이어'로 관객 곁에 돌아왔다. 그는 '해피 뉴 이어'를 "나의 일상에 다시금 따뜻함과 사랑, 설렘을 불어넣어준 영화"라 칭하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해피 뉴 이어'에서 호텔리어 소진을 연기한 한지민은 30일 오전 화상 인터뷰에서 "어둠 속에 있던 날 꺼내준 작품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침체해 있었다. 힘들 때 혼자 있는 스타일인데 이 대본을 받고 현장에서 연기하는 게 날 치료해줄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라고 시나리오를 받아든 이유를 밝혔다.
'엽기적인 그녀'(2001), '클래식'(2003),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2004) 곽재용 감독의 신작 '해피 뉴 이어'는 각기 다른 고민과 설렘을 품고 호텔 엠로스에서 연말을 보내는 일곱 커플의 이야기를 절묘하게 엮은 옴니버스 영화다. 한지민부터 김영광, 강하늘, 이동욱, 임윤아, 원진아, 이혜영, 정진영, 서강준, 이광수, 고성희, 이진욱, 조준영, 원지안까지 주연만 14명이다.
여러 배우와의 호흡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한지민에게는 되레 긍정적으로 다가왔다. 한지민은 "다양한 캐릭터가 연결된 지점이 마음에 들어서 작품을 선택했다. 소진이 캐릭터를 매끄럽게 연결해주는 거로 생각했다. 다양한 배우를 짧은 시간 안에 만나 해결해야 해서 편하지만은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감독님이 신경 써주셨다"라고 했다.
또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겪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 침체하고 마음이 좋지 않았던 시기였다. 작품을 선택할 때 내 상태가 많은 영향을 끼친다. 자극적이고 큰 요소가 들어가 있진 않지만 '무난하고 편하고 따뜻한 느낌의 영화를 관객 여러분이 좋아하시지 않을까?' 했다. 연말이 주는 설렘과 따뜻함이 잘 담겼다"라고 자평했다.
한지민은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짝사랑 연기에 도전했다. 15년 지기 '남사친' 승효(김영광)를 남몰래 좋아하는 소진은 운명의 상대에게 고백받게 된다는 역술가의 말을 듣고 설레지만 정작 승효는 엠로스에서 영주(고성희)와 결혼한다며 축가를 부탁한다. 한지민은 일할 땐 빈틈 없으면서도 연애엔 허당인 소진을 맛깔나게 소화하며 설득력을 불어넣었다.
실제 오래 짝사랑을 해왔다는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계속 혼자 좋아했다. 좋다는 이야기를 못 하고 쳐다보고 표현도 못 했다. 성인이 돼서도 누가 마음에 들면 혹시라도 거절당하고 어색해질까봐 말을 못 하는 편이다. 상대가 먼저 이야기해오면 용기를 낸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빼어난 미모의 소유자인 한지민은 생김새보다 연기에 관한 칭찬을 듣고 싶다고 했다. 그는 "작품에서는 캐릭터로 보이는 게 좋다. 준비 시간이 오래 안 걸리는 걸 좋아한다. 소진은 예뻐야 해서 현장에서 머리카락 한 올만 내려와도 만져주셨다. 모두의 노력으로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다"라며 "주변에 평을 물어보니 자꾸 '예쁘게 나왔다'고 말해주시더라. '연기는 못했다는 이야긴가?' 고민이 많았다. 작품으로 인사드릴 때만큼은 연기 잘했다는 이야기가 제일 감사하고 행복하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마흔의 문턱에 들어선 그는 "지금의 제가 훨씬 좋다. 20대엔 걱정도 눈물도 많았다. 당시의 제가 싫다기보다 안쓰러워서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 그때의 내가 있었기 때문에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올해 떠나보낸 사람이 많다. 나이든다는 것은 이별을 준비하는 거란 생각이 들더라. 좋은 일이 생기는 건 바라지도 않고 아프고 슬픈 소식을 안 듣고 싶다. 무탈한 것이 얼마나 감사하고 소중한 것인지 나이들수록 알게 되더라"라고도 이야기했다.
1998년 TV 광고로 연예계에 발을 디딘 24년 차 베테랑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한지민은 "팬들이 가장 크다. SNS로 많은 이야기를 보내주시는데 작품으로 위로가 되고 용기와 희망을 얻었다는 말을 들으면 '내가 대단한 일을 하고 있고 허투루 하면 안 되겠구나' 생각 든다. 다시금 원동력이 생긴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저란 사람을 잘 알지 못 하면서도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셔서 마음이 궁금하면서도 감동스럽다. 최선을 다해 내년에도 작품으로 좋은 모습 보여드리려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기분을 묻자 눈시울을 붉힌 한지민은 "요즘 두 작품을 동시에 촬영하고 있어서 연말이 가는 걸 잘 못 느끼고 있었다. 주마등처럼 흘러간 것 같다. 힘들었던 시기에 이 영화를 선택했다. 개봉 시기가 정해져 있었다. 촬영하며 개봉이 빨리 오길 기다렸다.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라 어린 시절 크리스마스가 떠오르기도 했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영화 '해피 뉴 이어'는 29일 티빙과 극장에서 동시 공개됐다.
[사진 = BH엔터테인먼트]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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